[쿠키뉴스 대구=김덕용 기자]2005년 12월 이후 또 다시 대구 서문시장에서 큰 불이 났다.
30일 새벽 2시 8분께 대구시 중구에 있는 서문시장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 소방당국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불로 지상 1층 점포를 모두 태우고 2층과 3층으로 번지고 있으며 지금까지 의류, 침구류 점포 890여개가 전소됐다.
최초 신고자인 시장 야간경비 관계자는 "오전 2시 조금 넘어서 바람 쐬려고 바깥을 보니 4지구 1층에서 연기가 나고 불이 벌겋게 올라왔다. 폭발음은 없었다"고 말했다.
상인들이 퇴근한 새벽시간에 불이 나 현재까지지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4지구는 의류, 침구, 커튼 등을 취급하는 점포가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이 때문에 유독가스와 연기가 많이 나는데다 불에 탄 낡은 건물이 무너질 수 있어 소방관들이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방당국은 옷, 이불 등 가연성 제품이 많아 연기가 치솟고 있으나 큰 불길은 잡은 상태라고 말했다.
현장에 있던 시민 박모(40)씨는 "불이 난 4지구 남동쪽 건물 일부에서 쿵하는 소리가 들렸다. 건물 일부가 붕괴된 것 같다"고 했다.
새벽에 불이 났다는 이야기를 듣고 시장에 나온 상인들은 상가진입이 안되자, 불이 타는 건물을 바라보며 발만 동동 굴렸다.
4지구 2층에서 한복점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망연자실한채 "한복 다 탔네"라는 말만 반복하며 눈물을 떨궜다.
일부 상인들은 보험에도 가입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대구시소방본부는 소방차 97대와 인력 750명을 동원해 진화작업에 나섰으며 날이 밝자 소방헬기까지 투입했다.
서문시장 4지구는 의류점 등 모두 839개 점포가 밀집돼 있다.
서문시장은 6개 지구에 4000여개 점포가 있으며 건물 총면적은 6만여㎡다.
화재 규모가 커지자 대구시소방본부는 소방본부장이 지휘하는 비상대응2단계를 발령했다.
이날 화재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소방관 2명이 다쳤다.
대구소방본부에 따르면 장모(47) 소방위가 서문시장 4지구 건물에 불을 끄러 갔다가 3층 높이에서 추락해 허리, 다리 등을 다쳐 병원으로 옮겼다.
최모(36) 소방사도 손목, 발목 등에 찰과상을 입고 구급차 안에서 치료받았다.
서문시장은 영남지역 최대의 재래시장으로 대구의 상징적인 장소지만 대형화재와 악연이 많다.
2005년 12월 29일 밤 10시께 2지구에서 큰 불이 났다.
당시 1층에서 시작된 불이 2~3층으로 급속히 번지며 대형 화재로 이어져 900여 개 점포가 불에 타 수천억 원대 피해가 발생했다.
1960년 6월에도 점포 2000여 개를 태우고 30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sv10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