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박예슬 기자] ‘필리핀의 트럼프’로 불리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통화하고 서로 자국 방문을 청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밤 트럼프 당선인과 전화로 7분 남짓한 짧은 통화로 ‘우호적이고 활기찬 대화’를 나눴다고 래플러 등 필리핀 언론과 AP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두테르테 대통령을 내년 백악관에 초청했으며, 두테르테 대통령도 트럼프 당선인에게 내년 필리핀에서 열리는 EAS(동아시아정상회의) 와달라고 요청했다.
대통령 특별보좌관인 크리스토퍼 고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계속 미소 띤 얼굴로 “양국의 상호 유대를 강화해 나가자”고 말하고 메모를 들여다보기도 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배포했다.
앞서 필리핀 대통령궁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고향 필리핀 남부 다바오시(市)에서 트럼프 당선인에게 축하 전화를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날 대화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필리핀의 ‘마약과의 전쟁’을 이해하며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전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이 마약 문제에 대한 우리의 우려에 상당히 민감했다”며 “그가 나의 마약 척결 정책이 주권국가로서 올바른 방향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이 진정 말하고자 했던 것은 미국은 필리핀 내정에 간섭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당선인은 좋은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고마움을 표시하는 등 양국 관계 개선을 기대했다.
앞서 두테르테 대통령은 필리핀의 유혈 마약소탕전과 관련, 인권문제를 제기한 오바마 대통령을 겨냥해 욕설 섞인 말을 퍼부었으며 9월 라오스에서 열린 미국·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예정됐던 양국 정상회담도 취소됐다.
필리핀은 전통적으로 미국과 우방이나 두테르테 대통령 취임 이후에는 미국보다는 중국,러시아와 가까워지는 모습을 보였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정권인수위 안보 자문은 “트럼프가 필리핀과 ‘백지상태’에서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폭탄 발언과 전통에서 벗어난 정치 스타일로 트럼프 당선인에 빗대어 불리고 있으나 앞서 “트럼프는 편견이 심하지만 나는 아니다”라고 부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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