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내막암 보전치료 70% 효과…절반은 임신 성공”
[쿠키뉴스=박예슬 기자] 늦은 나이에 결혼을 한 이모씨는 임신을 시도하던 중 자궁내막암 진단을 받았다. 자궁내막암 병변이 자궁에 국한돼 있긴 했지만 암조직의 분화도가 높고 자궁근층 및 자궁경부까지 병변이 번져있어, 자궁을 보존하는 약물치료인 호르몬 요법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여러 병원을 찾아 가보았지만 이 씨에게 돌아오는 대답은 자궁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는 게 어떻겠냐는 권유뿐이었다. 혹시나 하는 심정에 마지막으로 찾은 건국대병원에서 이 씨는 강순범 교수를 만나게 됐고, 성공적인 치료를 마친 후 최근에는 임신에도 성공하게 됐다.
건국대병원 여성부인종양센터장을 맡고 있는 강순범 산부인과 교수는 이 씨가 보존적 치료에 대한 간절한 소망을 갖고 있었다면서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강 교수는 “우선 병의 정확한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자세한 병기설정 검사를 시행했고, 호르몬 치료의 가능성과 실패 시 예후 등에 대해 환자에게 자세히 설명했다. 다행히도 호르몬 치료 시작 3개월 만에 약물 반응이 좋았고, 치료 시작 9개월 후에는 병변이 소실됐다”며, “환자가 의사에 대한 믿음과 신뢰를 바탕으로 치료에 임했고, 의료진들도 소신껏 치료하고자 노력했는데 그 덕분인지 결과가 좋았다”고 말했다.
건국대병원 여성부인종양센터는 병원 자체의 전반적인 발전에 따라 산부인과 진료환자수도 증가하면서, 이와 동시에 부인암을 비롯한 중증환자 진료비율이 대폭 상승하는 등 질적인 면에서도 많은 발전을 이뤘다. 아울러 이러한 의료진의 연구역량과 의료 인프라를 대외적으로 인정받아, 현재 미국부인종양임상시험과 유럽부인종양임상시험에도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강순범 교수는 “불과 몇 년 전까지는 서울 동부 지역의 의료를 담당하는 역할에 국한돼 있다가, 이제는 전국에서 환자들이 찾아오는 ‘전국구 병원’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면서, “특히 가임기 자궁내막암 환자의 자궁을 보존하는 호르몬 치료분야에서 많은 성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 씨처럼 센터에서 자궁내막암으로 보존적 치료를 받은 환자는 현재까지 100명을 넘어선 상태다. 강 교수는 “이중에서 70%는 효과적으로 치료가 성공했으며, 이중 임신을 시도한 여성 절반 이상이 임신에 성공해 분만의 결실을 맺었다”며, “이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유수의 기관에도 버금가는 치료성적이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여성부인종양센터의 가장 큰 장점으로 강순범 교수는 ‘원스톱(one-stop) 의료서비스'를 꼽았다. 강 교수는 “부인암으로 진단되는 순간부터 병의 진행여부를 알기 위한 정밀한 병기설정 검사가 바로 시작된다. 이러한 정밀검사결과와 환자의 임상정보 등을 토대로 여러 진료과의 부인암 전문가들과 함께 환자에게 최선의 치료가 무엇인지를 선택하는 이른바 ‘다학제 맞춤진료’를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과정은 진료 시작 후 3~4일 이내에 완료가 되고, 수술까지는 1~2주일 이내에 진행된다. “이처럼 신속한 시스템을 통해 환자의 예후를 극대화시킬 뿐만 아니라 암치료가 늦어지는 것에 대한 환자와 가족들의 불안한 마음도 같이 보살필 수 있다는 점이 우리 센터의 특징이다”고 강 교수는 설명했다.
현재 여성부인종양센터에서는 미세침습수술을 적용해 융합 복강경수술, 경질 복강경무흉터수술, 단일공 복강경수술 등을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미세침습수술 기술에 추가해 최근에는 최신형 로봇수술장비 도입을 추진 중으로, 단일공 로봇수술을 시행하는 게 강순범 교수의 앞으로의 계획이다.
강 교수는 “부인암 환자들의 치료 성적을 높이기 위한 항암온열치료장비도 곧 도입될 예정”이라며, “나아가 향후에는 우수한 의료진과 의료장비를 더욱 확충해 지금의 삼차진료를 더욱 격상시키고 아울러 국제 연구 및 협진 프로그램도 더욱 활성화시킬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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