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질환 앓아 실명 위기, 20대 청년 빛 되찾다

희귀질환 앓아 실명 위기, 20대 청년 빛 되찾다

기사승인 2016-12-15 16:21:00

[쿠키뉴스=장윤형 기자] 다시는 세상을 볼 수 없을 줄 알았습니다. 현실이 지옥 같았어요. 이제는 행복합니다.”

이름도 낯선 뮤코다당류증이라는 희귀 질환으로 시력까지 잃었던 한 젊은이가 빛을 되찾았다. 각막이식과 시력교정을 통해 실명 위기에서 시력을 되찾은 주인공은 바로 이산하(24·)씨다

이씨가 앓고 있는 뮤코다당류은 성장하면서 시력, 청력 등 전반적인 퇴행 장애를 동반한다. 이씨의 경우 뮤코당이 각막에도 침착 돼 혼탁을 일으켜 초등학교 3학년부터 시력이 나빠지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1학년이 돼서는 시야가 어둡고 손바닥만 한 크기의 글자를 겨우 식별할 정도로 실명상태였다. 이씨는 초등학교때부터 시력이 급격하게 떨어져 공부를 제대로 할 수 없었고 고등학교 때 눈이 좋지 않을 때는 밖에 잘 돌아다닐 수 없어 어머니가 본인을 업고 돌아다녔다성인이 돼서도 외출을 거의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뮤코다당류증은 글리코사미노글리칸의 분해에 필요한 라이소좀 효소의 부족으로 발생되는 유전병이다. 이 질환은 글리코사미노글리칸이 세포의 라이소좀 내에 축적되고, 소변으로 과도히 배설되면서 육체적, 정신적인 퇴행을 보이다가 심한 경우 조기에 사망할 수 있다. 

젊은 나이에 실명 위기에 처하자, 종합병원에도 가 보았다고 하는 이씨다. 그런데 종합병원은 대기 환자수가 길어서, 언제 수술을 할 수 있을지 기약이 어려웠다고 한다. 수소문 끝에 그는 시력교정을 전문으로 하는 한 의원을 찾았고, 20084월 왼쪽 눈에 전층 각막이식을 받았고 약 10개월 뒤 오른 쪽 눈에도 각막이식을 받았다.

이씨처럼 희귀질환인 뮤코다당류증이 있는 경우 수술이 쉽지만은 않다. 특히 그는 양쪽 눈을 각막이식 후에 시력교정 수술을 했다

온누리스마일안과 정영택 박사팀(김부기 원장, 전주 온누리안과 문수정·이대규 원장)은 뮤코다당류증으로 양쪽 눈이 실명상태에 놓여 전층 각막이식을 받은 환자에게 최신의 스마일라식을 시행, 시력을 되찾는데 성공했다고 세계적 학술지인 JRS(Journal of Refractive surgery) 논문을 통해 발표했다. 양쪽 눈 전층 각막이식 후 스마일라식 시력교정 성공 사례는 국내외에서 처음 있는 일이어서 뜻 깊다.

이씨는 빛을 되찾은 이후 사회진출을 위해 정 원장으로부터 난시교정술을 받아 초고도난시를 단계적으로 해결했고, 2015년에는 최신 시력교정 기법인 스마일라식을 성공적으로 받아 첫 각막이식을 받은 지 8년 만에 비로소 시력까지 회복할 수 있었다

그가 첫 단계로 받은 전층 각막이식은 안구의 보호막 역할을 하는 각막의 전층을 각막 상피, 실질층, 내피까지 통째로 이식하는 고난도의 수술이다. 전층일수록 꿰매야 하는 범위가 넓어 수술 후 거부반응이나 부작용 없이 회복하더라도 난시가 더 많이 생길 수 있다. 안구가 긴 경우 근시, 원시가 생길 수도 있다. 2개월 후 실밥을 빼도 안구가 터지지 않을 만큼 회복된 뒤 난시가 심한 부분에 난시교정을 한다.

이씨의 경우, 각막 이식 후 난시와 굴절이상이 심해서 오랜 기간 정 원장으로부터 난시교정을 받았다. 최신의 시력교정법인 스마일라식(SMILE, small incision lenticule extraction)은 독일에서 개발돼 FDA 승인을 받은 시력교정술이다. 국내에 도입된 것은 6년 전인 2010년이며 그간 국내 각 병원의 임상실적과 연구 논문 등이 쌓이고 있다. 

스마일라식은 라식이나, 라섹과는 수술법이 크게 다르다. 각막을 약 24mm 정도 잘라내는 라식이나 각막의 윗부분을 얇게 벗겨내 레이저로 시력을 교정하는 라섹과 달리 각막 겉면을 최대한 보호하면서 시력을 교정한다. 정 원장은 팸토초 레이저가 각막 상피를 투과해 각막 안에서 필요한 교정량만큼 각막 조각을 만들어 분리한 후 2~4mm 작은 절개창으로 꺼내면 시력교정이 마무리된다고 말했다.

수술에 성공, 시력을 회복하기까지는 몇 년이 소요됐다. 정영택 원장은 수술 후 7년 간 안정화 기간을 가진 뒤 난시가 심했던 오른 쪽 눈에 난시교정술로 난시를 먼저 해결했다. 이후 스마일라식으로 시력을 교정, 수술 후 오른쪽 시력 0.4, 왼쪽 0.4로 정상 수준의 시력을 회복했다수술은 성공적이었으며, 다시 질병으로 인해 시력이 떨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씨의 시력은 양쪽 눈 0.6으로 정상 수준이다.

현재 이씨는 시력을 찾아, 사회 첫 발을 뗄 준비를 하고 있다쾌활한 성격 탓에 자신감도 많이 생기고 활동력도 좋아져 현재 전공한 작곡에 몰두하며 한 금융회사에 취업도 한 생태다이씨는 지금은 잘 보여서 8 pt 글자나 작은 스마트폰 글씨도 잘 읽을 수 있어 하늘에서 뛰노는 느낌이다고 기뻐했다

newsroom@kukinews.com

장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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