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보험급여 적용 눈앞, 한국은?

영국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보험급여 적용 눈앞, 한국은?

기사승인 2016-12-19 00:50:27

[쿠키뉴스=장윤형 기자] 최근 국내에서 획기적인 항암제로 평가받고 있는 면역항암제에 대한 보험 급여 적용 논의가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는 가운데 영국에서는 ‘키트루다’가 면역항암제 중 최초로 보험 급여 등재 적용이 이뤄질 전망이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영국 국립보건임상연구원(NICE)이 영국 국민건강보험(NHS)에 비소세포폐암 환자 치료로 MSD의 항 PD-1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 펨브롤리주맙) 사용을 권고한다는 가이드라인 초안을 발표했다. 앞서 영국은 키트루다의 불확실한 치료 기간으로 인한 비용효과성을 이유로 보험 급여 적용을 한차례 고사했다. 당시 담당 기관은 PD-L1 발현율을 기준으로 한 키트루다의 임상 결과에 따라, 키트루다가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의 생존율을 연장시킨다는 사실은 인정했으나, 제약사가 제시한 치료 기간인 2년에 대해서는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MSD는 추가적인 약가 인하와 함께 업데이트된 최신 데이터를 전달했고 이를 바탕으로 이번 권고가 결정됐다고 밝혔다. 가이드라인에는 “키트루다는 적어도 한번의 항암화학요법 치료 경험(EGFR 또는 ALK양성일 경우 표적치료제 경험도)이 있는 PD-L1 발현율 1% 이상인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성인 환자의 치료 옵션으로 3주에 1회씩 2mg/kg 권고한다”고 기재돼 있다. 약제를 투여 받은 환자의 질환이 악화되지 않았다면 2년 뒤 투여를 중단한다. 

영국 국립보건임상연구원 이사 캐롤 랑슨(Carole Longson) 교수는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는 한정된 치료 옵션을 갖고 있었지만 향후 일상적으로 키트루다 사용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만약 MSD가 증거 기반으로 불확실한 내용을 조정하고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할 경우, 국립보건임상연구원은 필요한 환자들이 일상적으로 키트루다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권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역시 항암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불리는 면역항암제에 대한 급여 문제가 지속적으로 논의되고 있어, 이 같은 영국의 보험 급여 결정이 동일한 국가 건강보험을 운영하는 국내 상황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폐암은 국내 암 사망률 1위로, 약 30분에 1명 꼴로 폐암 환자가 사망하고 있다. 키트루다는 올해 4월 국내에서 비소세포폐암 2차 및 흑색종 1차 치료제로 적응증이 확대됐으며, 이후 환자들은 시급한 보험 급여 적용을 통해 치료비 부담이 줄어들기를 원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내 상황을 고려한 기준이 필요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면역항암제는 반응을 보이는 환자에서 장기적인 효과가 나타나지만, 모든 환자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영국과 같이 PD-L1 발현율을 기준으로 실제 면역항암제에 효과가 있는 환자를 우선적으로 급여 대상으로 하고 그 범위를 점차 확대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일 것으로 보인다. 

고형우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 과장은 면역항암제 급여 등재 진행 상황에 대해 “급여 기준이 확정돼야 보험 급여 적용을 타진해 볼 수 있다. 현재 심평원 검토 중이라고 알고 있고 아직 결론이 나지는 않았다”며, “다만 영국에서 보험 급여 적용이 됐다면, 국내에서도 충분히 참조할 사항이다. 보험 급여 적용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볼 수 있으며 논의를 거쳐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1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키트루다 등 면역항암제의 보험 급여 문제를 내년 초까지 마무리 짓겠다는 계획을 전달한바 있다. 또한 보건복지부는 항암 신약의 건강보험 등재 기간을 8개월(240일) 내로 단축시키겠다는 발표도 했다. 영국에서 면역항암제 보험급여 적용이 눈 앞에 다가옴에 따라, 국내에서도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고,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복지부와 심평원의 급여 결정에 환자들의 내일이 달렸기 때문이다.  

newsroom@kukinews.com

장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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