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홍석경] 코스피 박스권 ‘돌파’ 결국 기업 손에 달렸다

[기자수첩/홍석경] 코스피 박스권 ‘돌파’ 결국 기업 손에 달렸다

기사승인 2016-12-20 17:31:14
[쿠키뉴스=홍석경 기자]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의 유보금이 올해만 350조원을 기록하면서 사상 최대치에 도달했다.

이 같은 수치는 주요 기업들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20%이상 감소한것에 반해 대조적인 행태다. 기업들의 유보금은 주로 투자나 주주들에게 돌아가는 배당으로 쓰이지만 그간 우리나라 재벌들은 주주환원 정책에 유독 소극적 태도를 보여왔다. 

실제로 시총 1위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183조원을 쌓아둬 2년 전보다 유보금이 8% 가량 더 늘었지만 배당수익률은 1%대 중반에 지나지 않는다. 배당 수익률은 투자자가 기업에 투자했을때 투자한 금액의 몇 %를 배당으로 받을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지표다.

최근 시총 2위 자리로 올라선 SK하이닉스의 경우에도 2년전 1조원에서 1300% 이상 급등한 14조원으로 껑충 뛰었다. SK하이닉스의 배당수익률도 2%채 되지 않는다. 

이어 ▲현대차(60조8636억원) ▲현대모비스(25조2638억원) ▲삼성생명(12조4744억원) ▲신한지주(7조7496억원) ▲네이버(3조2026억원) ▲아모레퍼시픽(2조7880억원)순으로 유보금이 많았지만 배당수익률이 올해 코스피 수익률 5%에 도달한 곳은 한 곳도 없다.

주요 기업이 투자와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지 않은 이유는 크게 2가지로 짐작된다. 우선 대주주 위주의 기업구조에서 배당을 실시했을 때 별로 이득이 없고, 또 하나는 외국계 헤지펀드의 공격에 취약하다.

우선 대주주 입장에서 주식은 재산의 개념보단 그룹내 계열사를 지배하기 위한 소유권 정도의 의미가 더 크다. 굳이 대주주 스스로가 충분한 기업지배력을 가지고 있는데 배당을 해서 주주들에게 기업자금을 나눠줄 필요성도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대주주나 총수일가의 지분이 높을수록 배당성향도 낮은 경향이 있다.

하지만, 대주주나 총수일가의 지분이 낮다고 해서 배당을 잘 하는것도 아니다. 총수일가에 돌아가는 이익이 적기 때문에 오히려 더 잘 안한다. 예컨데 롯데하이마트의 경우 총수일가 지분이 10%도 안되지만 유보율은 4만%에 달한다. 개인투자자 비중이 30%에 달하지만 수 년간 배당한번 실시 하지 않았다.

또 하나는 외국인 투자자의 지분이 무시 못할 정도로 많다. 예를 들어 삼성물산의 경우 지난해 기업 사냥꾼으로 불리는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의 지분이 7%나 된다. 이 때문에 엘리엇이 삼성물산 주식을 대량 매각 했을 때 얻게 되는 차익이 수천억원에 달한다. 결과적으로 배당을 실시해 자금이 외국계 펀드로 이중으로 인출되는 효과가 있을 수 있어 기업들의 경계가 크다.

기업들의 배당성향을 높이기 위해선 결국에는 개인 투자자가 지분을 많이 가져가는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최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817개의 기업 중 최근 3년간 액면분할을 실시한 기업은 41곳에 불과하다. 

개인투자자의 보유 주식이 많아지면 외국계 헤지펀드의 공격을 당할 일도 줄어들고 주식회전율도 빨라져 자금순환이 활발해진다. 또 적극적인 배당정책에 주식투자 매력도 높아져 코스피 시장 전체도 활성화 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결국에 기업과 투자자가 서로에게 좋은 것이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인한 시너지다. 

올해도 코스피는 박스권 돌파에 실패했다. 계속된 저금리로 금융권의 자금매력도도 어느때보다 떨어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주식투자에 대한 매력은 내년에도 여전할 것이다. 5년간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인 코스피가 새해에는 기업과 투자자의 시너지로 위기를 극복해 내길 기대해본다. hsk8703@kukinews.com
홍석경 기자
hsk870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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