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잦은 음주…간뿐만 아니라 ‘항문’에도 위험

연말연시 잦은 음주…간뿐만 아니라 ‘항문’에도 위험

기사승인 2016-12-21 15:29:29

[쿠키뉴스=박예슬 기자] 연말연시가 되면 술자리에 가야하는 일이 잦아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계속되는 과음은 건강에 이상 증세를 일으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잦은 음주로 인해 발생하는 가장 큰 문제는 간 건강이다. 간은 체내 단백질과 영양소를 합성 또는 저장하고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각종 독소와 노폐물, 알코올을 해독하는 기능을 한다.

하지만 간의 해독 수준을 넘어선 지나친 음주는 알코올성 지방간을 유발시킨다. 심할 경우 간세포가 파괴되고 간이 딱딱하게 굳는 간염이나 간경화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 이때는 회복이 쉽지 않으므로 미리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 질환 전문 다사랑중앙병원 내과 전용준 원장은 “간 기능이 떨어졌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증상에는 피로감이 있다”며, “만약 평소보다 피로감을 더 자주, 더 많이 느낀다면 또 소화불량 또는 오른쪽 윗배의 거북감이나 통증이 느껴진다면 간 손상을 의심해 봐야한다”고 말했다.

간 기능이 순간적으로 급속하게 나빠졌을 때 황달이 나타나기도 한다. 간 아래쪽에 위치한 담낭에서는 간에서 생성된 담즙을 분비해 지방을 소화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술에 든 알코올이 이 담즙 분비를 막아 황달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알코올은 음식물의 장내 흡수율을 떨어뜨리고 위 점막과 대장 점막을 직접 손상시켜 장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이로 인해 연말연시 술자리에서 과음 후 설사나 복통, 변비 증상을 보이는 과민성대장증후군이 발생하기도 한다.

과음은 항문 건강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알코올은 항문 부위의 혈관을 확장시키고 항문 점막을 붓게 한다. 특히 술자리의 자극적인 안주는 소화가 되지 않은 채로 장내에 머물면서 수분을 흡수해 변비나 설사를 유발하는데, 이로 인해 통증이나 출혈이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술을 많이 마시면 혈액의 흐름에 이상이 생기고 혈관이 늘어난다. 결국 늘어난 혈관은 항문 안쪽의 정맥에도 영향을 미친다. 날씨가 춥고 술자리가 늘어나는 요즘과 같은 겨울철에 이런 증상은 더욱 심해질 수 있다.

척추 역시 마찬가지다. 평소 허리 통증이 있던 사람들이 술자리가 끝나고 난 다음 날 통증이 심해졌다고 느끼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알코올은 디스크와 주변 근육에 혈액이나 산소, 영양소가 공급되는 것을 방해한다.

우리 몸은 체내에 흡수된 알코올을 분해하면서 단백질을 다량으로 소모하는데, 이 과정에서 근육이나 인대에 필요한 단백질이 알코올 분해에 사용되게 된다. 따라서 척추를 지탱해야 할 근육과 인대가 약해질 수밖에 없다.

이 외에도 음주 후 두통이나 근육통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알코올이 분해되면서 발생하는 아세트알데히드 때문이다. 아세트알데히드는 독성 물질로, 음주 후 숙취, 구토, 두통, 근육통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전용준 원장은 “과음으로 인해 분해되지 못하고 남은 아세트알데히드가 몸에 쌓이게 되면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 “과음이 평소 가지고 있던 질환의 증상을 더욱 악화시킨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연말연시 과음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yes228@kukinews.com

박예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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