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가 만난 명의] 이대목동병원 김영주 교수 “저출산 극복하려면 태아부터 돌봐야”

[쿠키가 만난 명의] 이대목동병원 김영주 교수 “저출산 극복하려면 태아부터 돌봐야”

기사승인 2017-01-14 15:49:00

“저출산 시대에 가장 좋은 건 출산율을 증가시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게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조산을 미리 예방해 아기를 잃는 문제부터 막아야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심각한 저출산 문제로 이른바 ‘인구절벽’ 위기를 앞두고 있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올해 중점 추진정책으로 저출산 위기 극복을 내세웠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단시간 내에 출산율을 급증시키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앞으로 태어날 아기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돕는 것부터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그러한 면에 있어 지난해 12월 개소한 이대목동병원의 조산예방치료센터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이대목동병원 조산예방치료센터를 이끄는 김영주 산부인과 교수(사진)는 저출산 극복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조산 예방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김영주 교수는 “조산은 임신 37주 이전에 분만하는 것으로, 우리나라의 경우 전체 출산 중 7~10%를 차지한다. 결혼 시기가 늦어짐에 따라 고령 임산부가 증가하면서 조산하는 산모들의 수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특히 첫애를 조산으로 낳은 경우, 또는 15~20주 사이 자궁경부의 길이가 2.5cm이하로 짧은 경우 등 조산의 위험성이 많은 산모들을 사전에 예방해서 치료까지 연결하기 위해 조산예방치료센터를 개설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영주 교수는 조산 분야에서 이미 널리 알려진 명의(名醫)다. 국내 최초로 아기한테 자궁 환경과 똑같은 환경을 만들어서 분만하는 르봐이예 분만법과 아기 마사지를 시행했으며, 최근에는 임산부의 소변 검사만으로 조산을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 중이다. 또한 김 교수는 국내 최초로 문을 연 조산예방치료센터에서 프로게스테론 약제를 투여하는 방법과 자궁경부를 묶어주는 자궁경부 봉축술(맥도널드 수술)을 통해 조산을 예방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산모 교실을 운영해 지속적인 강의와 상담도 시행한다. 김 교수는 “고위험 임산부에 대해 외래 코디네이터 간호사가 직접 담당을 하고 즉각적으로 처치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만약 조기진통이 있는 경우 고위험 입원실에 입원해 바로 치료가 들어갈 수 있도록 함으로써 더욱 신속하고 정확하게 환자 맞춤형 치료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조산 위험 산모를 치료한 대표적인 사례로 김 교수는 두 가지를 꼽았다. “한 산모의 경우 임신 16~20주 전에 양막이 바깥으로 나와 있어 양수를 빼주고 맥도널드 수술을 시행했다. 이후 40일 동안 입원했다가 35주에 아기 심장소리가 떨어져 제왕절개해서 건강하게 아기를 출산했다. 또 다른 산모는 6차례 조산으로 아기를 잃은 경험이 있었는데, 프로게스테론 요법으로 치료한 뒤 자연분만으로 아기를 낳으셨던 분도 계셨다”며, 김 교수는 “이때가 센터 개소 직전이었는데, 이러한 사례를 통해 센터 운영의 필요성을 더 확신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영주 교수는 조산예방치료센터가 저출산 극복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우리 센터가 조산으로 인해 아기 상태가 나빠지는 것과, 아기를 잃는 일 등을 미리 방지함으로써 저출산 위기 극복에 보탬이 될 것으로 본다”면서, “원래는 국민 복지 영역을 ‘요람에서 무덤까지’라고 하는데, 우리 센터에서는 ‘자궁(태내)에서 무덤까지’라고 보고 있다. 따라서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임산부를 비롯한 모든 여성들과 아이들, 결과적으로 국민 모두의 복지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앞으로의 계획과 관련해 김 교수는 “2019년에 마곡병원이 개원하게 되면 우리 병원이 여성중심병원으로 된다. 이에 맞춰 보다 더 크고 쾌적한 공간에서 환자들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해서 우리나라 최고가 아닌, 세계 최고의 조산예방치료센터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yes228@kukinews.com

박예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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