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리뷰] 상식 파괴하는 설정들 속 익숙한 선악의 구도… '프리즌'

[쿡리뷰] 상식 파괴하는 설정들 속 익숙한 선악의 구도… '프리즌'

상식 파괴하는 설정들 속 익숙한 선악의 구도… '프리즌'

기사승인 2017-03-15 15:49:34

[쿠키뉴스=이은지 기자] 영화 ‘프리즌’(감독 나현)은 교도소에 수감된 죄수, 일명 ‘빵쟁이’들이 세간의 인식과는 다르게 교도소 안에서 바깥보다 더한 자유를 누리고 있다는 설정에서 출발한다. 교도소의 죄수들은 그들 위에 군림하는 제왕과도 같은 정익호(한석규)의 아래에서 세간의 온갖 미제 사건에 개입하며 자유를 누린다. 바깥에서 해결할 수 없는 요주의 인물들을 교도소 안의 죄수들은 밤이 되면 감옥을 나가 처리한다. 그 과정에서 교도소 소장, 교도관 등은 죄수들과 일련의 커넥션을 가지고 그 일들을 묵인한다.

그리고 교도소에는 전직 경찰 출신인 유건(김래원)이 입소한다. 요주의 죄수라는 의미의 노란 명찰을 달고 들어온 유건은 입소 첫 날부터 자신이 입건해 교도소에 넣었던 창길(신성록)의 귀를 물어뜯어 독방에 갇히는 등 시선을 모은다. 그리고 유건은 자연스레 익호를 주목하게 된다. 담배를 피우는 것은 물론이고 홀로 욕조에서 목욕을 하는가 하면, 교도소에서 양주를 마시는 익호에게 접근한다면 교도소 생활은 편해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익호의 문제를 유건이 해결하며 유건은 본격적으로 익호의 세계에 몸담게 된다. 겉으로 보는 것보다 더 어마무시한 익호의 영향력은 바깥 세계를 좌지우지할 정도다. 온갖 사건으로 어지러웠던 대한민국의 1995년. 유건은 감옥에서 세상을 굴리는 익호의 영향력에 눈을 뜬다.

‘프리즌’은 상식을 파괴하는 설정들 속에 우리에게 익숙한 이야기를 담았다. 권력욕에 찌들어 자신의 본분을 잊은 이들과, 권력을 누리고 사람들을 부리는 것이 당연한 것을 넘어 사람 죽이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은 절대악. 그리고 악의 달콤한 유혹과 선한 가치관 사이에서 고민하는 사람의 구도다. 악역 익호를 맡은 한석규의 연기력은 극악무도함 사이에 설득력을 얼기설기 함정처럼 설치해놔 관객들마저 매혹시킨다.

유건을 맡은 김래원 또한 자신이 가장 잘하는 것들을 모아 놨다. 악바리같은 근성과 적절한 유머감, 임기응변마저 갖춘 유건은 익호로 하여금 자신을 믿게 만든다. “너를 믿은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익호의 대사에 절로 관객이 고객을 끄덕일 수 있는 이유다.

영화에 가득한 핏물과 폭력성은 역설적으로 풍족한 액션신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오는 23일 개봉. 19세가.

onbge@kukinews.com

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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