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문대찬 기자]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DD·사드)를 둘러싼 한중 양국의 갈등이 이젠 스포츠 분야에서도 촉발될 전망이다. 

미국 골프전문 매체 ‘골프채널’은 31일(한국시각) “중국 선수들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에 불참할 듯하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매체에 따르면 펑산산, 펑시민, 옌징, 린시위 등 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중국 선수들이 4월 12일 미국 하와이에서 개막하는 롯데챔피언십에 출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펑시민은 골프채널과 인터뷰에서 “대회에 불참하라는 압력을 받은 적이 없다”며 “다만 우리는 정치적인 것에 연관되고 싶지 않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결정을 내리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펑산산 역시 “나는 운동선수라 정치적인 것에 연관되고 싶은 마음이 없다”며 “롯데 챔피언십에 나가지 않겠지만 그것은 연간 출전 대회 일정을 조정하는 과정”이라고 안팎에서 불거진 고의 불참 논란을 일축했다.

연합 뉴스에 따르면 롯데 관계자는 “최근 참가 신청 현황을 확인했을 때 펑산산의 이름은 없었다”면서도 “대회 개막 1주일 전까지 참가 신청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더 기다려봐야 한다”고 밝혔다.

골프계 사드 보복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특히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에 대한 반감이 깊다. 지난 19일 중국 하이난에서 열린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김해림이 후원사인 롯데 로고가 새겨진 모자를 쓰고 대회에 출전하자 중국 ‘중국 CCTV’는 김해림의 정면 모습을 송출하지 않아 비판 받았다.

또 롯데 후원 선수가 우승하면 시상식을 중계하지 않을 것이라고 대회 주최 측에 미리 통보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LPGA 투어에서는 지난주 역시 한국 기업이 후원한 KIA 클래식이 열렸지만 이 대회에는 펑산산과 옌징, 펑시민, 린시위가 모두 출전했다.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