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에게 듣는다] ②심상정 정의당 후보

[대선 후보에게 듣는다] ②심상정 정의당 후보

기사승인 2017-04-25 10:59:08

19대 대통령 선거가 임박해지면서 전국은 선거 분위기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으로 조기에 실시되는 이번 대선은 안보와 경제가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대한민국호의 선장을 뽑는 중차대한 의미를 갖고 있다. 역대 최다인 15명의 후보가 등록한 이번 대선은 지금까지와는 사뭇 달리, 여당이 없고 지역구도가 사라진 선거의 양상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그러면서 후보 캠프들 사이의 치열한 난타전 속에서 검증이라는 미명 하에 네거티브와 가짜뉴스가 전에 없이 횡행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쿠키뉴스는 대선 후보에게 듣는다코너를 통해 원내정당 후보들과의 인터뷰를 기획해 보도한다. 인터뷰는 유권자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차원에서 직격 문답식으로 진행하고, 보도는 인터뷰가 이뤄지는 순서대로 한다. <편집자 주>

[쿠키뉴스=양병하·이은철 기자]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최근 두 차례의 대선후보 TV 합동토론회에서 예의 똑 부러지는모습을 과시했다. 안정적인 모습, 논리적인 화술, 촌철살인의 유머감각이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거기다 상대적으로 낮은 지지도의 후보임에도 토론회 분위기를 이끄는 능력까지 보였다.

   지난 23일 토론회에서 심 후보는 상대 후보들이 지루하게 진실공방을 이어가자 언제까지 과거 이야기만 할 거냐며 분위기를 바꾼 뒤 네 후보의 빈틈을 공격했다. 이전 19일 토론회에서도 토론 중반 DJ 정부시절 대북송금 관련 논쟁이 격화되자 선거 때마다 재탕 삼탕 언제까지 우려먹을 거냐고 호통을 치기도 했다. 어쨌든 심 후보는 원내 소수정당의 유일 여성후보로서 자신의 강단과 소신, 정치철학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심 후보는 쿠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거침없는 대개혁을 거듭 강조하며 어차피 차기 정권은 연립정부를 구성해야 하며, 그 중심에는 가장 확실하게 개혁할 심상정이 있어야 한다며 국민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이번 선거에서 노동이 당당한 나라를 슬로건을 내건 심 후보는 역시 우리 사회의 노동 불평등 해소를 위한 정책과 소외계층과 서민을 위한 정책을 제시했다. 특히 그는 노동 불평등을 해결하지 않고는 대한민국에 미래가 없다면서 최저임금 1만원, 35시간 노동, 국민월급 300만원 시대등 공약을 꼼꼼하게 설명했다.

   심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가장 위협적인 상대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지목하며 국민들이 5개월 간 촛불을 들어 쫓아낸 수구세력이 안 후보를 통해 다시 돌아오려 하고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다음은 심 후보와의 일문일답.

 

-이번 대선에 왜 심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고 생각하나.

이번 대선은 지난 60년 동안 대한민국을 지배하던 수구보수 세력을 국민이 쫓아낸 뒤 치러지는 선거다. 따라서 치열한 개혁경쟁을 통해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선거가 돼야 한다. 거침없이 대한민국을 개혁할 수 있는 대통령을 만들어야 한다. 이번 선거에서 심상정이 없었다면 개혁경쟁은 펼쳐지지 못했을 것이다. 문재인, 안철수 후보는 검증이라는 이름으로 네거티브 경쟁을 벌이고 있다. 개혁성도 후퇴했다. 문 후보는 개혁의지가 부족하고, 안 후보는 개혁의 방향을 잃었다. 대한민국 개혁의 키는 내가 쥐고 있다. 정권교체는 국민들이 이미 이루어 놓았다. 이번에는 누가 당선돼도 연립정부를 구성할 수밖에 없다. 가장 확실하게 개혁할 사람을 중심에 세우고 야당들이 폭넓게 연립정부를 구성해야 한다. 지난 탄핵 국면에서 주저하고 망설이는 두 야당의 중심을 잡고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시킨 게 정의당과 심상정이다. 심상정이 표를 받지 못하면, 다음 정부는 바로 촛불을 배신할 것이다.

 

-대통령 후보로서 심 후보의 가장 큰 경쟁력 혹은 매력은 무엇인가.

노동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한 유일한 후보다.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하고 첫 유세장소로 구로디지털단지를 찾았다. 1980년대 구로공단에는 폐병에 걸려가며 야간노동을 하던 봉제노동자들이 있었다. 지금 구로 IT산업단지의 디지털노동자들도 장시간·저임금 노동에 시달린다. 극심한 야간노동에 오징어배가 뜬다는 말까지 있을 정도다. 봉제노동자에서 IT노동자로 이름만 바뀌었을 뿐, 노동자들의 참혹한 노동환경은 변한 게 없다. 불평등을 해결하지 않고는 대한민국에 미래가 없으며, 그 불평등의 핵심에 국민 다수의 삶을 결정하는 노동 문제가 있다. 자신의 노동으로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열심히 일하면 먹고 살 수 있고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내가 제시한 최저임금 1만원, 35시간 노동, 국민월급 300만원 시대 등의 공약에 노동이 당당한 나라를 향한 의지가 담겨 있다.

 

-우리 사회의 소외계층과 약자들을 위해 어떤 정책을 구상하고 있나.

나의 불평등, 격차 해소 정책은 국민 다수를 위한 것이다. 지금까지 대한민국 대통령들은 국민 다수를 외면해왔다. 나는 다수 국민이 겪고 있는 불평등을 해소하는 대통령이 될 것이다. 우리 국민들은 10위 경제대국에 맞는 삶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 그래서 불평등과 격차 해소를 위한 3대 플랜을 제시했다. 불평등을 없애려면 바닥은 끌어올리고 천장은 끌어내려야 한다. 같은 일을 하면서도 다른 임금을 받는 노동자들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실현하겠다. 이러한 조치를 통해 노동시장 내 임금 격차를 줄이겠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격차는 초과이익공유제를 통해 해소할 수 있다. 대기업이 설정한 경영목표를 넘어선 이익이 발생할 경우 해당 이익의 일부를 중소기업과 공유하는 것이다. 또한 아동, 청년, 노인에 대한 기본소득을 단계적으로 도입해 노동시장 내부에 있는 사람들과 노동시장 바깥에 있는 사람들 간에 발생하는 불평등과 격차를 줄이겠다.

-청년을 중심으로 한 일자리 창출 복안은 무엇인가.

우선 기업들이 의무적으로 청년을 고용하도록 만들겠다. 공공기관과 300인 이상 기업에 청년의무고용 비율을 5%로 정하면 정규직 기준으로 25만 명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 공공기관과 대기업에서는 충분히 청년을 고용할 여력이 있다고 본다. 다만 중소기업 같은 경우 부담이 될 수 있으므로 인센티브를 제공할 것이다. 그 재원은 사내유보금에 대한 과세를 통해 마련하겠다. 노동시간을 줄이면 일자리를 늘릴 수 있다. 법정노동시간인 주40시간만 지켜도 30만 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 장시간 노동도 줄이고 일자리도 늘리는 일석이조 정책이다. 공공서비스 확대로 5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 복지서비스, 보건, 돌봄, 교육, 소방, 경찰, 환경, 문화 등 공공분야 일자리를 단계적으로 OECD 수준까지 확대해 나가겠다. 녹색산업과 미래산업에 적극 투자해 일자리를 만들겠다. ICT 융복합 산업, 전기자동차, 사물인터넷 등 미래산업과 태양광, 전기자동차, 충전인프라, 해상풍력단지, 에너지저장장치 등 재생에너지산업 인프라에 투자할 것이다. 또한 중소기업 중심의 혁신 클러스터 정책을 추진하겠다. 중소기업 상품개발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지방대학, 연구소, 사업서비스를 결합하는 수평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 지역경제도 살리고 지역에 일자리도 만드는 전략이다. 마지막으로 사회적으로 유용하지만 시장에서 버려진 사회적 경제를 활성화하고, 협동조합을 활성화해 일자리를 만들겠다.

 

-저출산·고령화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여성들의 일·가정 양립을 위한 로드맵이 있는가.

맞벌이 시대가 왔지만 맞돌봄 시대는 오지 않고 있다. 엄마 아빠에게 아이 키우는 즐거움을 돌려줘야 한다. 이를 위해 슈퍼우먼방지법을 약속했다. 핵심은 육아휴직 기간을 12개월에서 16개월로 늘리면서 3개월씩 부부가 반드시 육아휴직을 사용하도록 하는 육아휴직 의무할당제. 또한 미취학 아동 뿐 아니라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을 위해 엄마 아빠의 근무시간을 조정하는 유연근무제를 약속했다. 엄마 아빠에게 노동시간 단축도 필요하다. 엄마 아빠 모두 지금의 장시간 노동으로는 육아를 할 시간이 없다. 법정노동시간인 주40시간을 엄격히 지키도록 하고, 2022년부터 법정노동시간을 주35시간으로 줄이겠다. 나아가 엄마 아빠들이 직장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관련법을 지키지 않는 기업은 처벌하고, 잘 지키는 기업에게는 인센티브를 주겠다.

 

-세종시(정부청사) 비효율성에 대한 공직자와 민원인들의 불만이 고조되는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가장 좋은 방법은 청와대와 국회가 세종시로 완전히 이전하는 것이다. 그래야 공무원들의 잦은 서울 출장이 사라지고, 민원인들의 불편도 사라진다. 하지만 청와대와 국회 이전은 개헌과 맞물릴 수밖에 없는 문제다. 따라서 우선은 수도권에 잔류한 중앙행정기관을 추가로 이전하고 국회 분원, 청와대 2집무실을 설치해서 효율성과 행정도시 기능을 높여야 한다. 그 이후에 국민적 동의와 정치권의 합의를 거쳐 행정수도 이전을 마무리 할 것이다.

 

-이번 대선에서 타 후보 가운데 누가 가장 위협적이라고 느끼며, 그 이유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다. 안 후보는 촛불을 등지고 광화문을 떠났다. 처음엔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을 시사하더니 그 다음엔 사드 배치를 찬성한다고 말을 바꿨다. 이제 자유한국당과도 연정할 수 있다고 한다. 국민들이 5개월 간 촛불을 들어 쫓아낸 수구세력이 안 후보를 통해 다시 돌아오려 하고 있다. 촛불 국민들의 염원과 바람이 사라지게 될까 걱정스럽다.

 

-국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나는 대통령 되는 것보다 더 큰 목표를 갖고 있다. 정권교체보다 더 큰 꿈을 갖고 있다. 성장에만 집착한 채 인간의 존엄성과 노동의 가치를 존중하지 못했던 대한민국 노선을 바꾸는 일이다. 대한민국의 변화를 위해서 투표해주기를 부탁드린다. 노동이 당당한 나라, 청년이 다시 사랑할 수 있는 대한민국, 내 삶을 바꾸는 대통령 만들어주기를 바란다.

 

md5945@kukinews.com

양병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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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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