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써클’ 공승연 “제 인생작, 언제 만나나 했어요”

[쿠키인터뷰] ‘써클’ 공승연 “제 인생작, 언제 만나나 했어요”

‘써클’ 공승연 “제 인생작, 언제 만나나 했어요”

기사승인 2017-07-07 07:00:00


[쿠키뉴스=이준범 기자] 배우 공승연에게 tvN ‘써클’은 특별하다. 시간을 넘나드는 SF 장르 드라마에서 외계인 역할을 맡는 독특한 경험을 했다. 쉽지는 않았다. 2017년이 배경인 파트1은 오전, 2037년이 배경인 파트2는 오후에 찍는 촬영 현장에서 분장을 하고 지워가며 두 역할을 오가야 했다. 정체가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외계인 역할을 해석해 연기하는 것도 어려운 과제였다. 하지만 연기력 논란 대신 ‘인생작’을 만났다는 칭찬이 나왔다. 지난달 30일 서울 도산대로 한 스튜디오에서 만난 공승연은 ‘써클’을 가장 소중하고, 가장 눈물을 많이 흘린 작품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써클’은 지난 3월부터 더워지기 직전까지 찍었어요. 가장 날씨 좋고 예쁠 때였죠. 너무 소중하고 행복하게 찍어서 작품을 떠나보내기가 쉽지 않아요. 인터뷰를 하기 전에 ‘써클’ 대본을 훑어봤어요. 다시 대본을 보니까 제가 정말 열심히 했더라고요. 드라마를 잘 끝냈구나 싶어 약간 울컥하기도 했어요. 작품에 너무 빠져서 11회는 울면서 봤어요. 나중엔 진구나 아빠(송영규)만 봐도 눈물이 났죠. 눈물을 정말 많이 흘려서 내가 '써클'에 정말 많이 녹아들었구나 하고 생각했어요. 전에는 그런 느낌을 못 받았거든요.”


‘써클’에서 공승연이 연기한 역할은 시대에 따라 다른 이름으로 불린다. 2007년에는 별이라는 이름의 외계인이었고, 2017년에는 대학생 한정연, 2037년에는 해커 블루버드였다. 처음엔 같은 인물을 다른 배경, 다른 감정으로 연기하는 게 헷갈리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분장의 도움으로 이겨낼 수 있었다. 외계인 역할은 최대한 감정을 넣지 않는 방식으로 소화했다.

“저도 처음에는 헷갈릴 거라고 생각했어요. 별이와 정연이, 블루버드 사이에 차이를 주려고 하니까 경계가 애매모호하더라고요. 지나간 20년의 세월을 어떻게 표현할지도 어려웠고요. 분장의 도움을 많이 받아서 다행이었어요. 분장을 하면 제 외모가 변하니까 그걸 보고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죠. 또 파트1과 파트2의 분위기나 만나는 사람도 완전히 달라서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갔어요. 처음엔 파트2에 나오는 제 모습이 너무 어색해서 거울도 잘 안 봤어요. 나중에 방송으로 보고 내가 저렇게 나오는구나 싶었죠. 정연이가 20년 동안 화장법만 늘었다는 댓글도 달렸더라고요. 외계인은 감독님이 감정을 빼고 무표정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그렇게 했어요. 다행히 잘 찍어주셨서 저도 제 모습을 보면서 사람같지 않다는 생각을 했어요.”

6년차 배우 공승연은 SM엔터테인먼트 연습생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연습생 시절부터 뮤직비디오를 찍는 등 데뷔에 가까웠던 멤버였지만 연기가 좋아 소속사를 나왔다. 지금도 아이돌 활동에 대한 아쉬움은 전혀 없다. 그만큼 연기하는 지금 자신의 모습이 가장 좋기 때문이다.


“아이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은 전혀 없어요. 한 때는 무대에 서고 싶었던 적이 있어요. 하지만 제가 끼가 없거든요. 몸치에 노래도 못했죠. 꿈을 갖고 연습했지만 잘 안 됐고 극복하는 과정이 너무 힘들었어요. 그러다가 연기 수업을 받는데 거기서는 마음이 편한거예요. 이거다 하는 생각이 들었죠. 처음 간 드라마 현장에서 혼자 서 있었던 경험이 아직까지 잊혀지지 않아요. 지금도 연기하는 제 자신이 너무 좋아요.”

배우의 길을 걷겠다는 공승연의 꿈은 확고하다. 하지만 아직까진 자신의 연기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는 눈치였다. 당당하게 직업이 배우라고 얘기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는 소망도 밝혔다.

“기사를 찾아보다가 ‘공승연의 인생작’이라고 표현해주신 걸 봤어요. 너무 감사드리죠. 제 인생작을 언제 만나나 했어요. 아직 제 직업이 배우라고 얘기하기가 민망하고 창피해요. 지금도 비행기에서 직업란을 적을 때 학생이라고 써요. 제 자신에게 만족이 안 되는 것 같아요. 당당하게 배우라고 쓸 수 있는 그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bluebell@kukinews.com

이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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