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준범 기자] 걱정이 앞섰다. 귀여운 애니메이션을 보러온 아이들이 영화 ‘카3: 새로운 도전’(감독 브라이언 피)를 보면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
‘토이스토리’, ‘니모를 찾아서’ 등으로 알려진 영화 스튜디오 픽사의 애니메이션답게 이번에도 성인들을 위한 동화가 펼쳐진다. 픽사가 주로 다뤘던 소년에서 청년으로의 성장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이번엔 청년에서 중년으로의 성장 담론을 꺼냈다.
‘카3’는 2006년 발표된 ‘카’의 10년 후 이야기를 그린다. 전 세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던 슈퍼카 라이트닝 맥퀸(오웬 윌슨)은 최첨단 기술로 무장한 잭슨 스톰(아미 해머)에게 고전하며 은퇴 위기에 몰린다. 맥퀸은 젊은 후배들의 성장을 인정하고 트레이너인 크루즈(크리스텔라 알론조)와 함께 훈련을 거듭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하지만 자신의 전부였던 레이싱을 버리고 은퇴하는 결정을 쉽게 내릴 수가 없다.
‘카3’의 표면적인 주제는 퇴물이라 불리게 된 맥퀸이 어떻게 위기를 극복하느냐에 대한 것이다. 하지만 그 안에는 ‘늙음을 성숙하게 받아들이는 방법’이라는 실질적인 주제가 감춰져 있다. 멀리서 보면 평범하고 자연스러운 세대교체 이야기를 당사자의 가까운 거리에서 내밀하게 표현해낸다. 누구라도 맥퀸의 마음에 공감하고 열정을 이해하게 만든다. 마지막 순간에 내리는 맥퀸의 선택 역시 전적으로 응원하게 만든다. 그것이 픽사가 형태를 달리하며 어른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방식이자 관객들로 하여금 픽사 작품을 믿고 보게 만드는 저력이다.
섣부른 우려와 달리 어린 아이들도 ‘카3’를 재미있게 볼 가능성이 높다. 영화는 귀여운 자동차들이 신나게 트랙 위를 질주하는 장면들로 109분을 채운다. 다행히 어른들을 위한 이야기는 그 안에 잘 감춰져 있다.
‘인사이드 아웃’, ‘도리를 찾아서’ 제작진이 참여해 완성한 그래픽은 이전보다 세밀해졌다. 자동차들의 속도감은 물론 모래사장과 진흙탕의 모래 한 알, 물방울까지 섬세하게 표현돼 있다. 이전 시리즈에 등장했던 메이터, 루이지, 귀도, 샐리 등의 캐릭터가 여전하고 스톰과 크루즈가 새롭게 등장해 시선을 뺏는다. 오는 13일 개봉. 전체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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