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색소리에 포기하지 않았다"...산중(山中)실종 70대男 이틀만에 '구사일생'

"수색소리에 포기하지 않았다"...산중(山中)실종 70대男 이틀만에 '구사일생'

기사승인 2017-07-16 11:09:14


[쿠키뉴스 정읍=김성수 기자] 묘지를 이장하러 산 속에 올라간 뒤 실종됐던 70대가 이틀만에 구사일생으로 산중(山中)에서 목숨을 건졌다.

지난 15일 오후 7시35분께 전북 정읍시 입암면 백학리 필봉산에서 전날(14일) 실종된 A모(75)씨가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A씨는 전날 오전 8시22분께 아들을 비롯해 인부 4명과 산으로 향하다 이들보다 먼저 산 속으로 오른 뒤 정상 부근에 다다라 발을 헛디디면서 낭떠러지로 굴러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15m 아래로 추락한 A씨는 기절했고, 정신을 차려보니 몸이 움직이질 않았다는 것이다. 정신이 돌아와 보니 산 속에서는 자신을 찾기 위한 경찰과 119구조대원들의 수색하는 소리가 들려왔고, 하늘에는 헬기가 떠다니고 있는 것을 발견하기도 했다.

자신을 찾고 있다는 것을 알아챈 A씨는 "내가 여기 있다"라고 소리를 내질러봤지만, 추락 충격에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아 수색하는 경찰과 119구조대원들의 귀에는 미치지 못했다.

오른쪽 골반뼈가 골절돼 움직일 수 조차 없었던 A씨는 쏟아지는 빗줄기를 우선 피해야겠다는 생각에 가지고 있던 1회용 파란 비닐우의를 입고 움츠리며 정신만 잃지 않겠다는 의지로 버티며 산 속에서 꼬박 날을 샜다.

밤 사이 철수했던 수색인력이 다시 찾아왔다는 것을 알아 챈 A씨는 있는 힘을 다해 움직여 보기로 마음을 먹고 산 밑으로 내려오기로 결심했다. 걸어서 전혀 움직일 수 없었던 A씨는 기어서 산을 내려오기 시작했고, 저수지 인근까지 내려와 한 민가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를 해달라"고 도움을 청했다.

신고를 받고 현장으로 달려간 경찰관과 119구조대 등은 A씨를 응급처치한 뒤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옮겼다.

A씨는 경찰에 "비 때문에 춥고 몸 상태도 안좋았지만, 나를 구조하려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산 속에서 포기하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산 속이 우거지고 비도 내려 수색에 어려움이 있었고, 특히 A씨가 떨어진 장소가 공중 등에서 보이지 않은 곳이어서 어려웠는데 다행히 A씨가 잘 버텨줘 참으로 다행이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과 119구조대, 군부대 등은 이틀간 A씨를 구조하기 위해 가용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수색에 총력을 기울였다.

starwater2@kukinews.com

김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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