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준범 기자] 옛날식 타자기 폰트로 적힌 제목만 보면 좀비의 역사를 정리한 책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좀비 연대기’는 좀비를 소재로 한 12편의 단편 소설을 엮은 책이에요.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중반까지 발표된 고전 좀비 소설을 모았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검은색 배경과 노란 문양이 만들어낸 좀비 이미지와 ‘THE BEST ZOMBIE STORIES’ 라고 적힌 영문 글씨가 눈에 띄어요. 약 380페이지의 분량이 조금 두껍게 느껴지지만 8편이나 10편이 아닌 12편의 단편을 꼭 담아야 했던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집니다.
현재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많이 알려진 좀비의 원형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매력입니다. 단편이 시작되기 전에 해당 소설을 쓴 세계적인 작가들에 대한 소개가 적혀있어 고전에 접근하기 쉽게 해줘요. 고전 소설과 좀비 소설의 읽는 맛을 동시에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합니다. 전부 읽을 자신이 없다면 소설가 스티븐 킹으로부터 “미국 최고의 호러 단편 중 하나”라고 극찬 받았다는 로버트 E. 하워드의 ‘지옥에서 온 비둘기’라도 읽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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