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준범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금 북한의 도발로 남북관계가 교착상태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통일부는 차분하고 내실 있게 준비해야 한다"며 "엄동설한에도 봄은 반드시 오는 것이므로, 봄이 왔을 때 씨를 잘 뿌릴 수 있도록 착실히 준비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2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외교부 청사에서 통일부의 업무보고를 받기에 앞서 모두발언을 통해 "통일부는 남북관계를 다루는 주무부처로서 주도적이고 능동적 역할을 기대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새 정부 출범 이후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도발에 따른 한반도 긴장상태를 '엄동설한'으로 표현하면서도 경색된 남북관계가 일정 시점에서는 풀릴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년간 통일부 폐지 움직임도 있었고 주요 정책 결정에 통일부가 목소리를 내지 못했지만, 앞으로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며 "남북관계 개선과 남북경제구상 실현에 통일부 역할이 지대하며, 외교·안보 상황이 어려울수록 통일부의 역할이 작아지는 게 아니라 더 막중한 사명감을 갖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어 “북핵 문제가 해결의 희망을 보이고 한반도 상황이 안정적으로 관리되는 것은 남북관계가 좋을 때였다는 경험을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며 “페리 프로세스 도출이나 9·19 공동성명을 사례로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 문 대통령은 "통일부가 역점을 둘 것은 한반도 신(新)경제구상이 실현되도록 하는 것으로, 이 구상이 실현되면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이며,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의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 대북정책도 국민이 참여 속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정부와 전문가 중심으로 국민의 참여공간을 넓히고 대북정책에 대한 국민신뢰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후 3시30분부터 시작된 외교부와 통일부의 업무보고는 예정된 시각을 1시간 정도 넘긴 오후 6시7분쯤 종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