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이준 “욕먹더라도 도전 중요… 제대 후 안판석 감독님 작품 하고 싶어요”

[쿠키인터뷰] 이준 “욕먹더라도 도전 중요… 제대 후 안판석 감독님 작품 하고 싶어요”

기사승인 2017-08-31 00:01:00

[쿠키뉴스=인세현 기자] 이것까지 잘 해낼 줄 알았을까. 최근 종영한 KBS2 주말극 ‘아버지가 이상해’에서 안중희 역을 맡은 배우 이준의 이야기다. ‘아버지가 이상해’는 미국에서 자란 아이돌 출신 배우 안중희가 자신의 친부를 찾는 과정에서 가족애를 되찾는 내용으로 최종화 시청률 33.7%(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는 등 큰 사랑을 받았다. 이 드라마에서 이준은 안중희 역할을 안정적으로 소화하며 연기 폭을 넓혔다.

최근 인터뷰를 위해 서울 봉은사로 프레인TPC 사옥에서 만난 이준은 ‘아버지가 이상해’ 종영에 관해 “어제까지는 후련했다”고 말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궁금증은 곧바로 풀렸다. “오늘부터는 팬미팅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다시 일이 시작된 기분”이라는 것. 이어 이준은 총 52부에 달하는 주말 가족극을 무사히 마친 소감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처음엔 편하게 생각하고 출연을 결정했어요. 가족극이라 역할마다 분량이 나누어져 있으니까요. 하지만 막상 해보니 생각보다 어려워서 당황했어요. 유쾌하고 코믹한 장면도 많았지만 감정이 폭발하는 장면이 연속돼 정말 힘들었어요. 정신을 바짝 차려야겠다는 생각으로 달리다 보니 끝났네요.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죠.”

이준은 ‘아버지가 이상해’를 촬영하며 가장 힘들었던 것으로 ‘발연기’와 ‘머리 쓰다듬기’를 꼽았다. 극 중 안중희는 ‘발연기’로 유명한 아이돌 출신 배우로 이준은 차차 연기력이 늘어가는 과정을 표현해야 했다. 시청자는 안중희의 ‘발연기’를 즐겁게 시청했지만,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쉽지 않았다는 후문. 더불어 드라마 속에서 좋은 호흡을 보인 정소민을 자연스럽게 쓰다듬는 것이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촬영 전에는 ‘발연기’를 쉽게 생각했어요. ‘그냥 못하면 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으로 촬영에 임했죠. 그런데 어떻게 해도 만족스러운 ‘발연기’가 나오지 않는 거예요. 촬영하는 내내 후련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마지막에 ‘나오는 대로 하자’라고 마음먹고 촬영한 ‘발연기’는 저와 정소민 씨의 멜로를 뒷받침해주는 동시에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으로 남았어요. 열에 아홉은 실패했지만 하나 정도는 성공한 거죠. 그리고 원래 성격이 누군가의 머리를 쓰다듬는다거나 그런 행동을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편이라서 정소민 씨 머리를 쓰다듬는 장면이 특히 힘들었어요. 전파를 탄 장면은 촬영장에서 수차례 연습해 나온 결과예요.”

노력의 결과일까. 이준은 ‘아버지가 이상해’를 통해 훌륭한 멜로 연기를 선보였다. 이렇게 잘하는데 지금까지 멜로를 기피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관해 이준은 뜻밖의 대답을 내놨다. 멜로는 잘생긴 배우만 할 수 있다는 편견이 있었다는 것. 즉 자신은 멜로와 어울리지 않는 얼굴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멜로는 굉장히 잘생긴 배우가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물론 저도 미성년자 때는 제가 잘생긴 줄 알았는데 사회에 나오니 그게 아니더라고요.(웃음) 저는 잘생긴 편이 아니라서 매력으로 승부해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멜로 보다 스릴러에 어울리는 얼굴과 눈빛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죠. 이번에 멜로에 도전하면서 스릴러나 수사극에서 연기하던 버릇들을 고치려고 노력했어요. ‘멜로에 어울리는 눈’이라는 시청자 평이 있어서 정말 기분이 좋았고 개인적으로 큰 용기를 얻었어요.”

극 중 안중희가 ‘발연기’로 수난을 겪은 것과는 달리 이준은 아이돌 출신 배우 중 큰 잡음 없이 연기 활동에 안착했다. 비결은 무엇일까. 이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자 이준은 손으로 얼굴을 가리는 등 매우 부끄러워하면서도 “못한다는 말을 듣는 것이 너무 싫다”고 답했다.

“연기뿐 아니라 노래나 춤, 예능까지 어떤 분야든 못한다는 말을 듣는 게 너무 싫어요. 그래서 뭐든지 목숨 걸고 했어요. 제가 하는 일에서만큼은 분야가 무엇이든지 빠르게 변환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어요. 못한다는 소리를 들으면 자존심이 너무 상해서 제 능력 안에서 최대한으로 노력해요.”

총 52부작의 여정을 끝낸 이준은 팬미팅을 마치고 개인적인 시간을 가진 뒤 군에 입대한다. 소감을 묻자 “2년 전과 지금이 비슷한 것처럼 2년 후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며 “담담하다”는 독특한 답변을 내놨다. 이어 JTBC를 제외한 모든 방송사에서 다양한 편수의 드라마를 한 만큼 제대 이후에는 반드시 JTBC 드라마를 작업해보고 싶다는 남다른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지금까지 모든 것에 도전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며 연기했어요. 잘할 수 있든 없든 일단 도전해서 덤비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돌이켜 보니 JTBC를 제외한 방송사에서 단막극부터 50부작 드라마까지 아주 다양한 경험을 했더라고요. 그래서 제대 후에는 JTBC에서 안판석 감독님의 작품을 꼭 해보고 싶어요.(웃음) 당장은 욕을 먹더라도 언제나 자신의 벽을 깨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과정은 힘들겠지만 그래야 끝에 갔을 때 재미있는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inout@kukinews.com / 사진=프레인TPC 제공

인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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