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진주=이영호 기자] 국립 경상대학교 고문헌도서관이 최근 남명 조식 선생의 후손 조영기 씨로부터 남명 선생의 친필 1점을 기증 받았다고 밝혔다.
기증 받은 남명 선생 친필은 남명이 28세 때(1528년) 부친 조언형의 생애를 기록한 ‘선고 통훈대부 승문원 판교 부군 묘갈명’(先考 通訓大夫 承文院 判校 府君 墓碣銘)이다.
고문헌도서관 관계자는 “군데군데 수정한 부분이 원형 그대로 남아 있는 초고본인데, 이는 부친이 별세한 지 2년 뒤 남명이 부친의 생애를 회고해 정성들여 쓴 친필”이라고 밝혔다.
남명은 묘갈명에서 ‘부군은 임금을 섬겼으나 구차하게 세상에 아부하며 영화를 구하지 않았다. 나도 부친을 기만하거나 부친의 덕(德)에 부끄럽지 않게 살겠다’고 기록했다.
조언형 묘갈은 경남 합천군 삼가면 하판리 산30번지에 세워져 있으며, 유형문화재 제410호로 지정돼 있다.
조언형은 성격이 강직하고 청렴해 많은 시기 질투를 받아 벼슬살이가 순탄치 않았다.
남명은 부친의 이런 강직한 성품에서 많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고문헌도서관 관계자는 “남명은 저술보다 실천을 중시한 학자인 관계로 남긴 저술도 적고 전래되는 친필도 4∼5점에 불과할 정도로 희귀하다”며 “이번에 기증 받은 친필은 약 490년 된 고문헌으로 보존상태가 우수해 문화재적으로, 학술적으로 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친필을 기증한 조영기 씨는 경남 산청 출신으로 남명학연구소와 남명학연구원 이사로 있으며, 현재 경기도 성남에 살면서 태헌장학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
조 씨는 남명 친필 기증처를 물색하기 위해 지난 8월 경상대 고문헌도서관을 방문, 시설을 견학한 후 기증을 결심했다.
경상대는 기증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조 씨를 대학에 초청했으나 사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상경 경상대 총장은 “경상대는 남명학 연구 중심 대학인데 이번에 남명의 귀중한 친필을 고문헌도서관에 최초로 소장하게 된 것은 매우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 남명학 연구가 더욱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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