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의원이 대표 발의한 '분양원가 공개법'이 21일 국토교통부위원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했다.

이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분양원가 공개 항목은 12개에서 61개 이상으로 확대된다.

이날 정 의원은 "분양원가 공개는 소비자의 알 권리이며, 부동산가격 거품으로 인한 자산격차를 해결하기 위한 민생개혁의 첫 신호탄이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정 의원이 대표 발의한 '분양원가공개법'은 이례적으로 여야 41명의 국회의원이 공동발의하고 국민의 90%가 지지함에도 불구하고 국토부 관료와 건설업계의 견제와 반대로 통과가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가 많았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8.2 대책에도 불구하고 강남재건축 등 부동산 시장 투기가 과열되면서 수도권뿐만 아니라 대구와 부산 등으로 확산된 투기를 잠재우기 위한 정책의 필요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정 의원은 "정부는 아파트 등 집을 이윤추구의 수단으로 이용한 과거 정권의 실패를 바로잡아야 한다"며 "서울 아파트값이 30년 동안 10배까지 폭등한 것은 정책의 문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집이 있는 사람과 무주택자의 자산격차는 물론이고, 강남권(서초, 강남, 송파)의 집값이 강북보다 3배 가까이 높아 극심한 자산격차가 발생해 왔다”고 주장했다. 

특히 “참여정부 당시 분양원가공개를 약속했지만, 시행을 늦추면서 부동산가격 폭등으로 민생에 큰 어려움 겪자, 당시 분양원가공개를 추진한 2007년에서야 집값이 잡힌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강남 아파트 가격은 2003년 평당 1900만원에서 2007년 평당 4000만원으로 치솟았다. 

분양원가공개 이후 2013년까지 평당 3500만 원으로 거품이 빠지기도 했지만 2012년 말 분양원가공개 항목이 12개로 축소된 수 평당 4500만 원까지 오르다 최근 강남재건축 과열로 평당 5000만원까지 상승했다.

분양원가공개를 ‘61개 항목 이상’으로 확정한 이유에 대해, 정 의원은 "2007년 분양원가공개가 시행되어 집값 안정에 기여했으나 건설업계의 끈질긴 로비 끝에 2012년 항목이 61개에서 12개로 축소되면서 사실상 사문화 됐다. 이를 5년 만에 부활한 것은 큰 성과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 주택정책은 소비자 입장에서 공공성을 지키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며 “공공택지에 공급되는 주택은 공공성을 담보하는 것이 중대한 원칙이 되어야 하며, 공공주택은 서민의 주거 안정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박근혜 정부의 집단대출허용, 분양권 전매 허용, 재건축 개발이익환수 유예, 민간의 분양가상한제 폐지, 공공택지 민간 매각과 기업형 임대주택 특혜 등의 광범위한 부동산 경기부양책이 쌓여 민생 적폐가 발생했다"며 “공급정책 및 가격정책 등 알맹이 없는 대책으로는 투기를 잡을 수 없다. 당장 정부부터 공공택지에 공급되는 아파트는 분양원가공개와 함께 후분양제도 즉시 실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국토교통위원회가 법률로 분양원가공개 원칙을 천명하고, 공개 항목을 61개 항목 ‘이상’으로 정해 밝히는 것은 매우 중요한 성과다”면서 “정치가 개혁을 바라는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나가는 것이 신뢰를 얻는 길이다. 개혁은 방향이 중요하다. 국민 90%가 지지하는 분양원가공개는 촛불혁명 민생개혁의 신호탄이다"고 강조했다. 

전주=이경민 기자 jbe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