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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했지만 ‘역시나’였다. 올해도 북미팀은 롤드컵 조별예선에서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북미 1시드 팀 솔로미드(TSM)는 14일(한국시간) 중국 우한 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2017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그룹 스테이지 D조 2위 결정전에서 유럽 2시드 미스핏츠에 패배해 조별예선 탈락이 확정됐다. 이틀 앞서 북미 2시드 임모탈즈 역시 B조 2위 결정전에서 유럽 3시드 프나틱에 패해 탈락한 바 있다.
내일(15일) A조 2주 차 경기를 치를 ‘북미 최후의 보루’ 3시드 클라우드 나인(C9)은 2승1패로 조 2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탈락한 TSM과 임모탈즈 역시 1주 차를 같은 성적으로 마쳤었다는 사실을 상기한다면 안심할 수 없는 노릇이다.
단판제 경기에선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지만, 적을 알고 나를 아는 상태에서 맞붙으면 더없이 무기력해지는 이들이다. 지난 2015년부터 롤드컵에 출전한 북미팀들은 유독 조별예선 2주 차에 약한 모습을 보여왔다. 2015년 1주 차 경기에서 도합 6승3패를 거뒀던 북미팀들은 그 다음 주 경기에서 0승10패 충격적인 스코어를 기록하며 나란히 귀국길에 올랐다. 이듬해 또한 마찬가지였다. 첫 주 도합 6승3패의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2주 차 경기에서 3승6패를 기록해 C9를 제외한 2팀이 조기 귀국했다.
사정은 올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주 3팀이 각각 2승1패씩을 거둬 총 6승3패로 쾌조의 스타트를 보였으나 2주 차에 접어들자 임모탈즈가 0승4패를, TSM이 1승3패를 기록하면서 이미 1승7패 상태가 됐다. 설령 내일 C9이 전승을 거두더라도 지역 전체 승률은 5할에 채 미치지 못한다.
중요 경기 앞에서는 더 없이 작아지는 모양새다. 지난 2015년 C9가 대만 ahq e스포츠 클럽과의 순위 결정전(재경기)에서 패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는 임모탈즈가 프나틱에게, TSM이 미스핏츠에게 무릎을 꿇었다. 이전 경기서 이겨본 경험이 있는 팀들이었고, 시드 순위에서도 앞섰으니 북미 e스포츠팬들로선 더욱 답답할 따름이다.
더욱 암담한 건 임모탈즈를 제외한 두 팀이 매해 롤드컵에 얼굴을 비출 만큼 북미 내에서 경쟁력있는 팀이란 사실이다. 1시드로 올라온 TSM은 전 세계 유일 롤드컵 개근팀이다. 지금껏 개최된 7번의 롤드컵에 모두 이름을 올렸다. 그동안 북미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십 시리즈(LCS)에서 6번 우승했을 만큼 지역 내 적수가 없는 절대강자다.
C9도 지난 2013년부터 5년 연속 롤드컵 진출 중인 지역 내 전통의 강호다. 그런 팀들이 롤드컵 조별예선조차 뚫지 못하거나, 설령 본선에 올라가더라도 8강에서 0대3으로 대패하는 상황. 이대로라면 북미 지역은 ‘고인 물’ 신세를 벗어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윤민섭 기자 yoonminseop@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