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인공지능 넘어 로봇 꺼내든 의미는?

네이버, 인공지능 넘어 로봇 꺼내든 의미는?

기사승인 2017-10-18 05:00:00


네이버가 9종의 로봇을 대거 선보였다. 업계는 소프트웨어(SW) 플랫폼 기업의 본격적인 로보틱스 사업 도전에 의미를 부여했다.

◇ 자율주행부터 점프 로봇까지

지난 16일부터 17일 양일간 진행된 네이버의 IT 컨퍼런스 ‘DEVIEW’에서 가장 눈길을 끈 분야 중 하나는 로봇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선보인 자율주행 실내지도 제작 로봇 ‘M1’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포함 총 9종의 로봇을 선보였다. 실내 자율주행 로봇 ‘어라운드’, 전동카트 ‘에어카트’, 4륜 밸런싱 전동 스케이트보드 ‘퍼스널 라스트-마일 모빌리티’, 로봇팔 ‘앰비덱스’, 사족보행 로봇 ‘치타로봇’과 ‘점핑로봇’, 계단을 오르는 바퀴 달린 ‘터스크봇’, 자율주행 ‘TT-봇’ 등이다.

실내 공간을 자율주행으로 이동하면서 3차원 레이저 스캐너와 360 카메라로 데이터를 수집, 3차원(3D) 실내 지도를 제작하는 M1은 공간과 이동 관련 서비스를 위한 네이버의 기술 확보 노력의 일환이다. 

M1의 지도 제작 기능은 서점 내부에서 고객들이 읽은 책을 수거해 운반하는 어라운드의 자율주행으로 이어진다. 여기에 위치 파악과 경로 생성 역할을 ‘맵클라우드’에 분산시켜 저가의 센서와 낮은 프로세싱 파워로 장애물 회피 등의 기본적인 기능만 갖추고 자율주행을 구현한다.

어라운드와 함께 가벼운 힘으로 무거운 물체를 운반할 수 있는 근력증강 로봇 기술 기반 에어카트는 부산 F1963에 위치한 YES24 서점에 도입돼 실제 활용되고 있다. 두 로봇 모두 정식 출시가 예정된 모델이다.

대표적인 로보틱스 분야로 꼽히는 로봇팔로는 네이버랩스와 코리아텍이 장기 산학 연구 중인 엠비덱스가 있다. 고하중 산업 현장에 적합한 기존 로봇팔과 달리 요리, 청소, 빨래, 서빙, 간병, 재활 등 일상에서 활용 가능한 모델을 목표로 한다.

네이버랩스가 개발한 4륜 밸런싱 전동 스케이트보드는 탑승자가 몸을 기울이는 것만으로 가속, 감속, 방향 전환이 모두 가능한 이동형 모델이다. 2륜 구조의 세그웨이보다 안정적으로 시속 40km 이상 주행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MIT, UIUC 다이나믹 로보틱스랩과 각각 산학협력 연구 중인 치타로봇과 점핑로봇은 영화 등에서 쉽게 볼 수 있는 4개의 다리가 달린 로봇이다.

치타로봇은 10kg의 짐을 싣고 다양한 환경에서 이동이 가능하며, 작은 강아지 정도 크기의 점핑로봇은 높이 또는 멀리 뛸 수 있는 로봇이다. 이 같은 사족보행 로봇은 실제 생활환경에서 계단과 같은 단차를 극복할 필요성에 따라 개발됐다.

이 밖에 로봇 학회 IROS 학회지에 논문 등재된 계단 등판 로봇 터스크봇, 인공지능 딥러닝 기반으로 실내 공간에 흩어져 있는 물체들을 인식한 뒤 자율주행으로 목표물까지 이동해 흡입하는 TT-봇 등은 네이버랩스 로보틱스팀 인턴의 프로젝트로 진행된 결과물이다.

◇ 물리공간으로 다가온 '생활환경지능'



업계는 하드웨어 제조사가 아닌 소프트웨어 기반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가 본격적으로 로봇 산업에 뛰어들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평가한다.

한국로봇산업협회 관계자는 “해외 구글처럼 네이버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참여하고 있다는 게 중요하다”며 “로봇 사업 진출이 구체화 된다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짧은 시간 내에 이 정도 기술을 확보했다는 것을 볼 때 향후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여러 로봇을 만드는 촉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고자 하는지 의도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네이버의 대답은 ‘생활환경지능’이다. 이는 생활에서 사람과 상황 등 환경을 이해해 필요한 정보나 행동을 예측, 자연스럽게 적시에 제공해주는 기술을 의미하며 네이버는 인공지능, 자율주행 등 기술 연구의 기본 취지로 이 개념을 제시해 왔다.

생활 편의를 제공할 수 있는 9종의 로봇도 이 같은 “생활환경지능에 기반한 결과물”이라는 설명이다. 기존 인공지능 음성인식 플랫폼 ‘클로바’, 신경망 번역 ‘파파고’ 등 온라인 서비스에서 한 발 나아가 로봇을 통해 물리적인 생활공간까지 진출했다는 것이다.

석상옥 네이버랩스 로보틱스 리더는 “로봇은 먼 미래가 아닌 지금 생활에도 적용될 수 있는 현재의 기술”이라며 “앞으로 로봇을 생활의 더 깊은 공간으로 끌어들여 편리한 삶의 도구로 이용할 수 있도록 생활환경지능 기반의 로봇 연구에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우 기자 taj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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