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적격자 1% 미만?… 기능 못하는 교원 인·적성검사

부적격자 1% 미만?… 기능 못하는 교원 인·적성검사

기사승인 2017-10-24 01:00:00

부적격 비율 극소수… 대다수 대학, ‘전원 적격’ 판정

“심층면접 등 강화해 자질 충분히 파악해야”

예비교사의 인성과 자질을 검증하기 위해 도입한 ‘교직 적성·인성 검사’가 본래 기능을 잃고 형식적인 수준에서 시행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있으나마나한 검사는 교단의 비위 사건이 끊이지 않는 원인 중 하나로 꼽혔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병욱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교직 적성·인성 검사 부적격자 현황’에 따르면, 부적격자로 걸러지는 예비교사의 수는 극소수에 불과했다. 대부분의 대학이 임용시험을 준비하는 모든 학생에게 ‘적격 인재’ 판정을 부여했다.

교직 적성·인성 검사는 교대, 사범대 등 교직을 이수하는 대학이 부적격 교사를 가려내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하는 시험이다. 교육부는 지난 2013년 이 검사를 모든 교원양성기관에서 의무화하도록 했다.

올해 전국 187개 대학에서 교직 적성·인성 검사를 받은 예비교사는 총 3만8204명이다. 이 가운데 부적격 사유로 검사를 통과하지 못한 인원은 259명(0.6%)으로 파악됐다.

2014년 5만124명 중 885명(1.7%)이던 부적격 인원은 2015년 6만3097명 중 559명(0.8%), 2016년 5만9771명 중 435명(0.72%)으로 매년 비율이 줄고 있다. 올해 기준 부적격자를 전혀 걸러내지 않은 대학은 163곳(87.2%)에 달했다.

수도권의 한 사범대 학생은 “인·적성 검사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학내 분위기가 있는 건 사실이다”라며 “최근 보도를 통해 교사에 의한 반사회적 사건들을 자주 접하는데 인성에 대한 검증이 더 비중 있게 다뤄질 필요는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현직 교사들도 부실한 검사 등을 개선해야 한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해 12월 작성한 ‘2016년 행복교육 모니터링 결과 보고서’를 보면 초·중등 교원 3075명 가운데 40%가 임용시험 과정에서 교직 적성 심층면접이 강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주장은 수업 실연(15.6%)이나 전공 지식(14.4%), 수업안 작성(5.8%) 평가를 확대하자는 목소리보다 컸다.

교사의 자질에 대한 검증과 평가를 제대로 해야 한다는 인식이 커진 것은 비위로 얼룩진 교단의 실태와 맞물린다. 교육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교사들이 술을 마신 뒤 운전을 하다 잡힌 건수는 1761건이다. 하루에 한번 꼴로 음주운전 사례가 적발된 셈이다. 같은 기간 성범죄 적발 건수는 291건에 이르는 등 교직의 비위 정도가 심각하다.

김 의원은 “예비교원 단계에서 부적격자를 가려내지 않으니 성범죄를 비롯한 각종 부도덕한 행위들이 교육현장에서 계속 발생되고 있다”면서 “심층 면접 강화 등을 통해 교사로서의 인성과 자질을 충분히 파악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성일 기자 ivemic@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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