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공화국 만드는 대형건설사…국내 주택 의존도 '심각'

아파트 공화국 만드는 대형건설사…국내 주택 의존도 '심각'

기사승인 2017-11-07 05:00:00


국내 대형건설사들의 사업 구조가 국내 주택사업에만 심각하게 편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사들은 올 3분까지 흑자기조를 이어가고 있지만, 주택사업 의존도가 전체 매출의 절반을 넘어설 정도로 치중돼 있다. 반면 해외사업은 유가하락과 저조한 수주 등으로 인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올 3분기까지 대형 건설사들의 전체 수익 중 주택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2008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실제 올 3분기 대형건설사들은 대부분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대부분의 영업이익은 국내 주택시장에서 벌어들였다.

현대건설은 28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이 4조2431억원, 영업이익 2811억원, 당기순이익은 1111억원이다. 현대건설은 지난 9월 공사비 2조6000억여원 규모의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재건축을 따내며 수주잔고도 크게 증가했다.

대우건설은 매출 3조980억원, 영업이익 1138억원, 당기순이익 893억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몇년간 활발하게 분양사업을 펼쳐온 주택부문을 비롯해 건축·플랜트 등 전부문에서 고른 매출성장을 보였다.

대림산업은 건설사업 호조에 힘입어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 3조4272억원, 영업이익 1973억원을 기록해 각각 39%, 51% 증가했다.

GS건설은 5년만에 연간 누적 영업이익이 2000억원을 돌파했다. 매출 2조8200억원, 영업이익 710억원으로 각각 9.5%, 86.8% 증가했다.

삼성물산은 6분기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매출은 7조4926억원, 영업이익은 2202억원이며 영업이익 규모는 2분기 연속 2000억원대다. 건설부문은 매출 3조1260억원, 영업이익 105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해외 주요 프로젝트 등의 준공이 임박하면서 리스크가 줄어든 영향이 크다.

반면 해외에서는 저조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 올해 대형 건설사들의 해외수주 실적은 전년과 비교해 30% 넘게 감소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삼성물산  , 현대건설  , 대림산업  , GS건설  , SK건설 등 5개 건설사의 올 10월까지 해외 수주액은 88억8083만달러(약 9조8843만원)로 전년 같은 기간 99억5283만달러보다 10.8%(10억7200만달러) 줄었다.

특히 국내 전체 건설사의 해외건설 연간 수주액이 715억7881만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2010년과 비교하면 이들 건설사의 수주액은 44.0% 급감했다. 해외 수주액이 7년 새 반 토막 수준으로 곤두박질친 것이다.

해외 수주 감소는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 텃밭으로 불리던 중동지역의 저유가와 정치적 불안 등의 위험 요인 탓이 크다. 유가가 떨어지면서 재정 상태가 좋지 못한 산유국들이 건설 발주 자체를 줄였고, 여기에 지난 2~3년간 국내 주택시장의 호황에 건설사들이 해외 진출에 소극적이었던 점도 작용했다.

문제는 최근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 조치로 국내 주택사업의 앞날이 불투명해진 가운데 해외시장에서마저 부진한 성적을 거두고 있어 마땅한 상승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작년부터 올해까지 국내 주택경기가 호황을 이루면서 건설사들이 위험이 큰 해외 보다는 국내에 집중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마땅히 다른 대안이 없어 미래 먹거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연진 기자 lyj@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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