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의 길에서 만난 ‘늦가을 황홀경’

경북의 길에서 만난 ‘늦가을 황홀경’

기사승인 2017-11-07 21:00:42

 

만추(晩秋)의 운치를 만끽할 수 있는 11월.

경북 곳곳은 떠나가는 계절이 선사하는 아름다움으로 넘실거린다. 단풍이 절정을 이루며 오색 빛깔의 커튼을 드리우고, 낙엽은 카펫처럼 깔리고 있다.

높고 푸른 하늘, 청량한 바람과 함께 늦가을 특유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곳. 한 폭의 풍경화 같은 경북을 걸어보자.

◆ 경주 남산 삼릉 가는 길
경주 남산자락을 따라 가을 속을 걷는 남산 둘레길은 ‘남산가는 길’, ‘동남산 가는 길’, ‘서남산(삼릉) 가는 길’ 등 3개로 나눌 수 있다.

이중 ‘삼릉 가는 길’은 월정교에서 시작해 남산 서쪽의 주요명소를 따라 삼릉까지 걷는 8㎞에 이르는 길이다. 3~4시간 정도면 둘러볼 수 있다.

신라시조 박혁거세 거서간(신라 초기 왕의 호칭)이 탄생한 ‘나정’에서부터 가장 번성했던 통일신라시대에 만들어진 절터와 탑을 지난다. 신라의 가장 아름다운 별궁이자 마지막을 상징하는 ‘포석정’을 거쳐 삼릉에 이르는 이 길에는 천년 신라역사의 시작과 끝이 살아 숨 쉰다.

 

◆ 청송 외씨버선길 1코스
경북 청송군의 외씨버선길은 청송·영양·봉화군과 강원 영월군을 잇는 총 13구간의 길이다.

길의 전체 모양이 조지훈 시인의 ‘승무’에 나오는 외씨버선(볼이 좁고 맵시가 있는 버선)을 닮아 외씨버선길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그 중 주왕산국립공원 안내소부터 달기약수터를 지나 소헌 공원까지의 18.5㎞에 이르는 외씨버선길 1코스는 깊은 가을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주변의 우뚝 솟은 기암, 골짜기와 폭포에서 전해지는 고즈넉한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주왕산의 단풍이 절정을 이루는 요즘에는 온통 빨갛고, 노란 화려한 빛깔로 가득하다. 

이와 함께 지난 5월부터 국내2호, 내륙1호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선정된 청송의 지질명소를 방문해 보는 것 또한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

◆ 영주 소백산자락길 제1자락
영주 소백산자락길은 순흥면 내죽리 소수서원에서 단양군 영춘면 사무소를 거쳐 순흥면 배점리 옛 배점분교에 이르는 143㎞ 길이다.

특히 소수서원 소나무숲길에서 시작되는 제1자락 길은 화려한 단풍으로 유명한 소백산의 가을 정취를 마음껏 느낄 수 있는 길이다.

소수서원, 선비촌 등이 포함된 길로 그 주변에는 부석사와 순흥 향교 등이 있다. 옛 선비들의 정신을 되새기며 늦가을 풍류 속을 거닐어 보는 것도 좋다.

특별한 경험을 원한다면 17㎞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국립산림치유원을 추천한다. 지난해 문을 연 이곳에서는 산림치유체험과 숙박도 가능하다.

 

◆ 청도 운문사 솔바람길
고즈넉한 산책로인 청도 운문사 솔바람길은 신라시대부터 이어져온 운문사의 오래된 역사를 말해주듯 소나무들이 하늘 높이 뻗어 있다.

운문사 매표소에서 울창하게 우거진 소나무들 사이를 지나 천천히 걸으면서 운문사에 이르면 다양한 문화유산과 운치 있는 운문사 경내 풍경을 맞이하게 된다.

운문사에는 수령 400년에 이르는 두 그루의 은행나무가 있는데 은행나무 관람을 위한 운문사 도량은 은행나무가 물들어 최절정에 이른 날을 정해 일반에 개방된다.

만약 올해 은행나무 관람 기회를 놓쳤더라도 운문사 경내의 천연기념물 제180호인 처진 소나무, 보물 제678호인 운문사 동·서 삼층석탑, 작압전의 보물 제317호인 석조석가여래좌상 등 다양한 문화유산을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으니 후회하지 않을 가을 나들이가 될 것이다.

◆ 울진 불영사계곡 녹색길
울진 불영사계곡 녹색길은 명승 제6호로 지정된 불영사계곡을 따라 울진군 근남면 수산리~서면 소광리까지 조성된 28㎞의 긴 길이다. 1, 2, 3구간으로 구분된다.

그 중 1구간은 근남면 수산리 엑스포공원에서 불영휴게소까지 약 10㎞에 이르는 길로 엑스포공원, 민물고기연구센터, 주천대, 행곡리 처진 소나무 등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많다. 주변에는 왕피천생태탐방로, 통고산자연휴양림, 불영사 등도 있다.

김헌린 경북도 관광진흥과장은 “걷기여행길을 활용한 다양한 프로그램과 행사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길 바란다”며 “관광객 유치를 위한 사업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김희정 기자 shine@kukinews.com

김희정 기자
shine@kukinews.com
김희정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