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엇게임즈가 롤챔스 전용 경기장을 설립한다. 위치는 서울 종로, 개막은 오는 2019년, 규모는 약 450석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 팬들의 아지트 또는 성지가 되었으면 한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라이엇게임즈는 13일 서울 강남 파르나스 타워 내 라이엇게임즈 오디토리움에서 LCK(롤챔스) 전용 경기장 신설 및 운영계획 설명회를 개최하고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이승현 라이엇게임즈 한국 대표와 오상헌 라이엇게임즈 한국 e스포츠 사업총괄이 답변자로 나섰다.
Q. 경기장 설립비용은 얼마 정도인가? 2029년까지 예상 운영비용은?
영업기밀 측면에서 세세하게 말씀은 못 드린다. 2029년까지 공간을 사용하기 위해서 드는 임대료가 수백억 원 정도 든다. 장비·인테리어 디자인 등 1회성 투자비용도 당연히 100억 원은 훨씬 넘을 것이다. 그 외 인건비 등 운영비용은 지금으로선 정확히 말씀드릴 수 없을 것 같다.
Q. 총 수용인원은 얼마나 되나? 경기가 없는 기간에는 다른 계획이 잡혀있나?
수용인원은 약 400에서 450명 정도가 될 것이다. 경기가 없는 기간에는 각종 아마추어 행사를 할 수 있다면 하려고 한다. 카페·PC방 공간 등은 계속 열어둘 것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 팬들에게 아지트나 성지가 되었으면 좋겠다. 다만 전용경기장인 만큼 다른 게임 대회를 열지는 않는다.
Q. 방송 송출은 어떤 방식으로 하나? LCK 외 새로운 리그 출범 계획이 있나?
지금처럼 케이블 방송 및 여러 플랫폼에서 송출되길 바라고 있다. 플레이어들이 최대한 많은 플랫폼을 통해 LCK를 보는 게 목표다. 다른 리그 출범 계획은 전혀 없다. 당연히 LCK에 집중하기 위해 LCK 전용 경기장을 짓는 것이다.
Q. 언제부터 경기장을 건설할 생각을 했나? 결정은 본사가 아닌 한국에서 내린 것인가?
최종적으로 결정한 지는 1년 정도 됐다. 2-3년 전부터 고민을 해왔던 꿈이었다. LCK 위상이 있는 만큼 그 위상에 걸맞은 대우 또는 경험을 선수와 팬들에게 제공해주고 싶었다. 라이엇게임즈 코리아에서 결정하고 계획해서 본사에 제안했다. 미국(본사)에서도 충분히 이해하고 지원해줘서 순조롭게 진행됐다.
Q. 기존에는 방송사가 제작비를 지원받으면서 중계했다. 이제 반대로 방송사가 중계권을 사야 하는 입장이 된다. 방송사 입장에서는 다른 종목에 투자할 수도 있는데 이에 대한 우려는 없나?
그럴 수 있다. 일반 스포츠에서도 콘텐츠의 가치가 높아지면 방송사가 돈을 주고 중계권을 사고, 반대로 콘텐츠 인기가 낮으면 제작 지원하는 형태다. 저희가 우선적으로 갖고 있는 가치는 매출 발생보다 많은 플레이어들이 원하는 채널에서 방송을 보는 것이다. 또한 앞으로 방송사와 이야기를 해나가려 한다.
Q. 티켓 가격은 얼마 정도로 예상하나? 게임단과도 티켓 매출을 나눌 계획이 있나?
아직 티켓 판매·운영 정책은 수립하지 않았다. 현재 티켓 판매 구조에 대한 문제점은 잘 인식하고 있다. 암표 문제·현장 노쇼 발생 문제를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 고민 중이다. 팀 서포터즈석도 고려할 수 있는 옵션이다. 티켓 매출은 예측하고 있지 않다. 과거 경험에 비춰 봐도 (경기장을) 운영하기 위한 정도였다. 팀들과 나누거나 할 만큼 유의미한 매출이 나진 않았다. 매출이 발생한다면 팀들과 나눠도 좋다고 생각하지만 그렇게 큰 수익이 발생할 거라 보진 않는다.
Q. 경기장을 450석 규모로 지은 건 부지의 문제인가, 평균 입장객 수를 고려한 것인가?
더 크게 만들 수도 있었다. 이벤트를 위한 게 아니고 1년 내내 펼쳐질 LCK 정규 리그를 위한 공간이기 때문에 450석이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좌석 간 넓이 조정에 따라 100·200석이 추가로 늘어날 수 있다. 최대한 편하게 경기 관람하는 데는 400석에서 450석이 좋다고 판단했다.
Q. 450석이면 결승전 같은 큰 이벤트 개최는 어려울 것 같은데?
결승전을 이곳에서 할 생각은 없다. 결승전은 여전히 많은 팬들이 보러 오시기 때문에 넓은 야외 등 큰 공간에서 하려고 생각 중이다.
Q. 방송 전담과 관련해 기존 파트너(OGN·SPOTV)들과 사전에 얼마나 논의했나?
‘경기장을 짓고 싶은 꿈이 있고, (부지를) 찾고 있다’는 말씀은 경기장 계약 전에 드렸다. 방송사에게 정말 고마웠던 부분은 ‘입장의 차이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저희가 생각하는 바는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해준 것이다. 방송국이 ‘같이 만들어온 LCK이니 앞으로도 같이 만들어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우리도 ‘그렇게 준비해나갈 것’이라 답변 드렸다.
Q. 대회명이 바뀔 가능성이 있나? 다른 공중파·케이블 채널과 협업할 가능성은?
대회명은 바꾸지 않는다. LCK 브랜드 인지도가 세계적으로 높아졌다. 함께 해왔던 OGN·SPOTV 외에도 많은 방송 파트너들로부터 종종 연락을 받았지만 그런 것들과 연결돼 (경기장 건설을) 진행한 건 아니다. 구체적으로 논의된 바는 없다.
Q. 챌린저스·레이디스 등 LCK 하위 리그도 전용경기장에서 열리나?
일정을 짜봐야 알겠지만 LCK 외 다른 대회를 열겠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재로선 고려하지 않고 있다. LCK 위주로 생각했기 때문에 고려를 못한 부분이 있다. 천천히 이야기를 나눠봐야 할 것 같다.
Q. 공교롭게도 블리자드 오버워치 리그와 시기가 맞물리는데?
리그 오브 레전드 인기가 계속 상승할 때는 여기저기서 투자하겠지만, 먼 미래를 바라봤을 때 어떤 태풍이 몰아쳐도 계속 이끌어나가려면 그 투자 주체는 라이엇게임즈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현재 비춰지는 모습은 타 게임 e스포츠 모델과 비슷하게 보일 수 있겠으나 취지 자체는 다르다고 봐주셨으면 좋겠다.
Q. 향후 과거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처럼 동시 중계할 의향도 있나?
아직 거기까지는 고민해보지 못했다. 과거에도 동시 중계라는 특정 모델에 대해 좋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경기장 문제 때문에 일주일에 5일씩 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이다.
Q. 유럽·북미 챔피언십 시리즈는 해설자 등이 정규 직원으로 채용된 상태인데?
직접 고용이 더 나은 상태라면 그렇게 하겠다. 중계진과 저희 각각의 니즈에 맞춰 어떻게 제작해나가야 할지를 알아보겠다. 현재 내부적으로는 프로듀서 1명이 전부이기 때문에 내년 한 해 동안 계속해서 고민하고 준비해나가야 할 것 같다.
Q. 편성으로부터 자유로워질 텐데 경기 시간과 요일에 변화가 있나?
그 부분도 아직 구체적으로 고민하지 못했다. 저희가 생각하기에 가장 좋은 시간에 하면 될 것 같다. 앞으로 선수·팬들에게 가장 좋은 시간을 물어보고 그 의견을 반영해 방송할 것이다.
Q. 한국 경기장만의 특징은 무엇인지? 현재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는 매출보다 비용이 월등히 높다. 회사입장에서 부담이 될 텐데 한국 시장에 기대하는 바는 무엇인가?
다른 지역 전용 경기장을 다 가보지는 못했지만, 지역마다 특징이 조금씩 다르다. 한국은 무엇보다 ‘팬들을 위한 공간을 운영하는 것’이다. 매출이 중요하지만 더 큰 목적은 ‘e스포츠보다 리그 오브 레전드’라고 생각한다. e스포츠를 보면 게임을 플레이하게 되고, 게임을 플레이하면 e스포츠를 보게 되는 선순환의 고리가 굉장히 중요하다. 단순 마케팅이 아닌 경험의 확장이라고 보기 때문에 이 둘은 반드시 같이 가는 것이다.
Q. 2019년에 맞춰 리그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 있나?
리그 운영과 관련해서는 2019년도에는 딱히 두드러진 계획은 없다. 팀 창단 지원 같은 경우도 여전히 현재 있는 팀들이 재정적으로 안정화되는 걸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프로팀들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기반 마련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일 생각이다.
강남│윤민섭 기자 yoonminseop@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