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내년 사업계획의 조기 수립을 위해 계열사 사장단 승진 인사를 실시했다.
이번 인사의 특징은 그동안 그룹 내 주요 사안에 대한 자문을 원활하게 수행해 온 경영조정위원회에 대한 긍정적 평가와 순혈주의를 타파하기 위해 외부에서 영입한 인재를 뽑아 하이브리드 경영에 박차를 가했다는 점이다.
김승연 한화그룹회장은 2005년부터12년째 하이브리드 경영을 강조해온 바 있다.
17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한화 그룹 내 최고자문기구인 경영조정위원회에서 두 명의 위원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경영조정위원회 금융부문위원인 차남규 한화생명 대표이사와 유화‧에너지 부문 위원인 김창범 대표이사다.
한화는 그룹 내 최고자문기구인 경영조정위원회를 2013년 4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이 위원회는 그룹 전반에 걸친 중요사항에 대한 협의와 계열사 간 이해관계 조정을 해왔다.
경영조정위원회는 4개 비즈니스 부문 대표이사가 위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경영조정위원회 그룹 경영기획실장인 금춘수 부회장이 의장을 맡고, 금융부문은 차남규 대표이사, 유화‧에너지 부문 김창범 대표이사, 방산‧제조 부문 이태종 대표이사, 건설‧서비스 부문 최광호 대표이사 등이다.
부회장으로 승진한 차남규 한화생명 대표이사는 불확실한 금융시장 환경 속에서도 핀테크, 빅데이터 등 미래형 금융서비스 모델을 금융부문에 성공적으로 정착시킨 공로를 인정받았다.
김창범 부회장은 석유화학분야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 등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유화부문에서 최대 실적을 달성한 공로가 있다.
이번 인사의 또 다른 특징은 순혈주의를 타파한 인사라는 점이다.
그룹의 모태기업인 (주)한화‧화학부문 대표이사에 그룹 외부 출신 인사를 대표이사로 기용했다. (주)한화‧화학부문 대표이사로 내정된 옥경석 사장은 삼성전자 출신의 경영관리 혁신 전문가로 2016년 한화그룹에 영입됐다. 이후 한화케미칼 폴리실리콘사업본부, 한화건설 경영효율화담당 사장 등을 역임해 제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박윤식 한화소해보험 사장은 아더앤더슨 코리아, PWC컨설팅, 동부화재를 거쳐 2013년 한화손해보험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한화손해보험 대표이사로 취임 이후 영업체질을 개선시켰고 순이익 달성을 성공적으로 견인한 공로를 인정받아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번에 사장으로 승진한 여승주 경영기획실 금융팀장은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 재임 당시, 주가연계증권(ELS)의 여파로 적자를 면치 못했던 한화투자증권을 흑자로 전환시켰다. 금융팀장으로 자리를 옮긴 후 그룹 내 금융계열사 전반의 리스크 관리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이번 인사해서 김은수 부사장은 한화갤러리아 대표이사로 발탁됐다. 다년간 한화 유럽‧미국 법인을 담당한 글로벌 전문가로 새롭게 진출한 면세점사업 등 경영 현안 타개와 한화갤러리아 신규 점포 확장 등 새로운 도약을 위한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주)한화 재경본부장에서 한화저축은행 대표이사로 내정된 김성일 전무는 한화자산운용 대표 이사 역임과 한화투자증권, 한화손해보험 근무 경험 등 금융 분야에 대한 폭넓은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건설 재무실장에서 한화역사 대표이사로 내정된 박병열 전무는 경영환경 변화에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와 내실 성장 기반 구축을 위한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이번에 내정된 신임대표 이사는 각사의 주총과 이사회를 거쳐 대표이사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이종혜 기자 hey33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