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에 쏙 들어오는 작은 사이즈의 책 표지에는 한 여성이 어느 건물 위에 서서 그 너머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아마 ‘현남 오빠에게’ 편지를 보내는 주인공이겠죠. 또 왼쪽 위로 조그맣게 ‘페미니즘 소설’이라고 쓰여 있는 문구가 눈에 띕니다.
‘현남 오빠에게’는 30~40대 여성 작가들이 페미니즘을 주제로 쓴 일곱 편의 단편 소설을 담고 있습니다. 이렇게 페미니즘을 주제로 완성된 소설집은 국내 최초라고 하네요.
간혹 페미니즘은 남성과 여성의 대결을 일으키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불편하게 느끼는 남성들도 많죠.
하지만 ‘현남 오빠에게’는 작가들 개인이 해석하고 고민하는 페미니즘을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을 법한 이야기로 다룹니다. 서점에 있는 페미니즘 도서들과 달리 진입장벽이 낮을 뿐 아니라 다양한 이야기를 이해하기 쉬운 형태로 풀어내고 있는 것이죠.
표제작 ‘현남 오빠에게’는 조남주 작가가 ‘82년생 김지영’ 이후 처음 발표하는 소설이기도 합니다.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여성을 대표하는 이야기를 썼던 작가가 이번엔 어떤 이야기를 전하려 하는지 궁금한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어요.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