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비선 보고를 방조한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최윤수(50·사법연수원 22기) 전 국정원 2차장이 구속 위기에서 벗어났다.
서울중앙지법 오민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일 최 전 차장에 대해 국가정보원법 위반 혐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에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의 구속으로 가는 길목으로 여기고 있던 최윤수 전 국가정보원 2차장에게 법원이 기각을 판단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오민석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새벽 최 전 차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수사 진행 경과, 피의자의 주거와 가족 관계, 소명되는 피의자의 범행 가담 경위와 정도 등에 비춰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기각 사유를 들여다보면, 법원은 일단 최 전 차장의 범죄 사실이 일정 부분 소명된다는 점은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법원이 의문을 표시한 것은 이 같은 범행에 최 전 차장이 얼마나 가담했는지 여부다. 최 전 차장이 어느 정도의 역할을 했는지는 다퉈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최 전 차장은 전날 구속영장 실질심사에 출석하면서 "영장심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라고 말한 뒤 고개를 숙였다. 그는 "심경을 말해달라"라는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입을 열지 않았다.
최 전 차장은 이른바 '우병우 사단'의 핵심 인물로 꼽혀왔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 3차장 등을 거쳐 검사장을 지낸 인물로, 우 전 수석과는 서울대 법대 동기이자 절친한 사이로 알려졌다.
이연진 기자 lyj@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