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재테크 광풍 돌파구, 복지국가 시스템 구축해야

[기자수첩] 재테크 광풍 돌파구, 복지국가 시스템 구축해야

기사승인 2017-12-12 05:00:00

최근 재테크 시장 흐름이 부동산에서 주식으로 이동하고 있다. 지난해 광풍으로 여겨졌던 부동산 시장 과열 움직임이 증시로 고스란히 옮겨져 가고 있다. 

실제 부동산 시장은 정부의 규제(8·2부동산 대책 및 대출 규제) 이후 주춤한 형국이다. 수도권 내 분양 시장은 여전히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으나 거래량은 감소했다. 

지난 11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서울부동산정보광장 기준)은 총 6544건으로 지난 8월(1만4714건) 대비 55.52% 줄어들었다.

반면 주식 거래를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코스피 시장의 거래량(12월 8일 기준) 4억0638만주로 8·2 부동산 대책 시기(2억6157만주) 대비 55.36% 늘어났다. 코스닥 시장의 거래량도 11억5916만주로 8월 2일 대비(4억9474만주) 대비 134.29% 증가했다.  

시가총액도 증가세를 보였다. 국내 증시 시가총액(코스피, 코스닥 합계)는 12월 8일 기준으로 1866조9459억원에 달한다. 지난 8월 2일(1796조521억원) 보다 70조8938억원 증가했다. 

코스닥 시장 ‘주도주’로 불리는 제약·바이오 업종의 주가도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신라젠의 경우 8월 2일 2만4100원에 불과하던 주가가 이달 8일 8만9700원으로 상승했다. 신라젠은 최근 3거래일 연속 하향세를 보이고 있으나 얼마 전까지 천정부지로 주가가 치솟았던 종목이다. 신라젠은 지난달 21일 13만1000원까지 오르며 코스닥 시장의 흐름을 주도하기도 했다. 

게다가 얼마 전까지 그 존재조차 몰랐던 비트코인의 가치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주식투자에 관심이 없던 이도 비트코인 투자 열풍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비트코인의 가격변동은 마치 롤러코스터처럼 급등락을 반복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과열 양상을 두고 ‘네델란드 튤립 가격 폭등’과 유사한 현상이라고 힐난했다. 

이 같은 현상을 볼 때 최근 재테크 시장의 흐름은 부동산에서 주식으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본질은 크게 다르지 않다. 시장의 균형이 달라졌을 뿐 투기 현상은 변함이 없다. 재테크 광풍에 따른 피해자들도 나올 가능성도 크다. 이같은 재테크 광풍에 일부 서민들은 큰 돈을 들여 투자한 사람도 종종 있을 것이다.

그럼 근본적으로 들어가 보자. 왜 많은 이들이 다소 위험한 투자 시장(혹은 투기)에 뛰어들었을까?

재테크 열풍은 많은 이들의 욕망, 혹은 미래에 대한 불안에서 비롯된다. 즉 현존하는 국가 시스템에서 자신의 노후(미래)를 보장받을 수 없다는 불안감에서 나온 것이다. 퇴직 후 자영업을 한다고 해도 성공 가능성은 적다. 속된 말로 100미터 근처에 치킨집만 여러 개라는 얘기도 더 이상 유머가 아닌 냉혹한 현실이다. ‘폐지 줍는 노인’이라는 말은 이제 우리 사회에서 낯설지 않다. 건물 경비원 등 보상이 적고 과로에 시달리는 이들도 왕왕 있다.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사회복지 지출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한국의 사회복지 지출은 10.4%로 35개 회원국 가운데 34위를 차지했다. 사실상 꼴지인 셈이다. 

복지정책을 ‘세금폭탄’이라고 주장하는 일부 언론 보도와 달리 복지 제도 구축은 여전히 열악하기만 하다.  

재테크 투기 열풍은 개개인의 문제 혹은 국민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사회 시스템에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 점에서 좀 더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본다. 복지국가 시스템 구축이야 말로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볼 수 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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