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찌민-경주엑스포 기획] 2. 경북도, 베트남과 새로운 교류의 장 열어

[호찌민-경주엑스포 기획] 2. 경북도, 베트남과 새로운 교류의 장 열어

기사승인 2017-12-26 14:39:43

 

지난달 11일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2017’ 개막 이후 23일 동안 베트남 호찌민은 우리나라와 경상북도, 그리고 경주문화의 숨결로 가득했다.

베트남에 불고 있는 한류 열풍에 힘입어 플라잉을 비롯한 공연과 함께 ‘한-베 영화제’, 한복과 한식 등 전통문화체험 등이 인기를 끌며 385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엑스포를 즐겼다. 

또 엑스포 조직위원회가 미래투자와 장기적인 접근을 위한 근거로 삼기위해 중부지역발전연구원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행사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엑스포 행사전반에 대한 만족도는 5점 만점에 4.14점, 주변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는 의지는 4.12점, 한국 또는 경주방문 의사는 4.03점으로 조사됐다.

경제적 파급효과도 컸다. 엑스포 개최에 따라 경북도에 미치는 생산유발효과는 총 4866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1919억, 취업유발 효과는 6923명에 이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기존의 문화엑스포와는 차별화된 부분으로 베트남을 비롯한 ASEAN 국가들과의 경제적 교류확대라는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 구상과도 궤를 같이 한다는 점에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모범적인 협업사례로 기록될 만 하다.

 

◆ 베트남 호찌민 중심 뒤덮은 한국 물결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2017’은 호찌민시 중심 1군 지역 전역에서 펼쳐졌다. 베트남인들에게는 국부 호찌민(胡志明)을 추모하는 성스러운 의미를 담고 있는 호찌민 시청 앞 응우엔후에 거리와 호찌민시의 센트럴파크로 불리는 9.23공원 등의 장소가 대표적이다.

호찌민시 측은 엑스포 준비에서 철거까지 약 두 달 가까운 시간동안 제공했다. 이는 베트남에 투자하는 1위 국가 한국에 대한 신뢰가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역사적인 개막식과 주요 행사가 열린 호찌민 시청 앞 응우엔후에 거리에서는 한-베 EDM 페스티벌, 세계민속공연, 한국전통공연, 한-베 전통무술시범공연, 바다소리길, 한-베 패션쇼까지 다양한 공연들이 펼쳐져 호찌민 시민들과 전 세계 관광객들을 사로잡았다.

한국문화존, 공연장, 바자르, 한국관광공사 홍보관 등으로 구성된 9.23공원은 호찌민시 여행자거리 인근에 위치하고 있어 늘 외국인 관광객으로 붐비는 곳이다.

한-베, 경북도와 시·군 뿐 아니라 경북우수상품, 화장품, 농식품 등 440개 품목을 전시 홍보하고 메이크업 체험, 김밥, 김치 만들기 등으로 기업수출을 촉진해 120만 달러의 계약추진 성과를 기록하는 등 우호협력 경제공원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또 행사 전 기간 플라잉 공연이 열린 ‘벤탄극장’, 한-베 음악의 밤이 열린 ‘호찌민 음악 대학교’, 한-베 영화제가 열린 호찌민시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비텍스코 타워 영화관’, 한-베 미술교류전이 열린 ‘호찌민 시립미술관’, 뮤지컬 800년의 약속과 용의 귀환이 열린 ‘오페라 하우스’, 국립무용단의 묵향 공연이 열린 ‘호아빈 극장’ 등 호찌민시 전역이 ‘대한민국 예술 공간’으로 재탄생하며 우리나라의 문화브랜드 가치를 높였다.

 

◆ ‘젊은 베트남’ 취향 저격 콘텐츠 적중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2017’ 조직위원회는 평균연령 30세의 두터운 젊은 인구 층이 이번 행사를 즐길 주요 관객일 것으로 판단하고 이들을 겨냥한 콘텐츠들을 준비했다.

행사 초반 인기를 견인한 최고의 흥행 프로그램 ‘한-베 EDM 페스티벌’, 한국에서 이미 대중성과 작품성을 인정받은 영화들을 상영하고 김강우, 이제훈 등 인기배우들이 참석한 ‘한-베 영화제’, 행사 전 기간 젊은 층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연속 매진행렬을 기록한 ‘플라잉’, 서울시 대표 비보잉 공연, 제주도 대표 ‘사우스 카니발’의 공연 등이 대표적이다.

베트남 젊은 층을 공략하는 다양한 콘텐츠들이 큰 사랑을 받으면서 경주를 비롯한 한국문화에 대한 역동적인 이미지를 심어주기에 충분했다는 평가다.

◆ 경북·경주문화의 정체성 확립 및 위상 재정립
‘호찌민-경주엑스포’는 신라문화와 천년고도 경주의 우수한 문화를 토대로 역사문화 중심지로서 위상을 제대로 정립했다.

천년고도 경주와 신라의 역사, 서역과의 교류역사 조명을 통해 세계도시 서라벌의 위상을 소개한 한국문화존 내 ‘신라문화역사관’, ‘경북·경주시 홍보관’ 및 다양한 전시·공연 콘텐츠를 통해 신라와 경주가 가진 문화자원을 제대로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엑스포에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및 동북아 지역 축하사절단이 대거 참여해 그 위상을 실감케 했다.

개막식에는 응우엔 티엔 년 호찌민 공산당 당서기, 멘 삼 안 캄보디아 부총리, 네스 포마리 캄보디아 문화부 차관, 아입 길림칸 몽골 바양울기 주지사, 다이빈얌 밧사이칸 몽골 옵스 주지사, 앤드르브 스테판 러시아 사하공화국 대표, 부 옹 박 베트남 타이응우엔성 성장 등이 참석했으며, 폐막식에는 라오스의 빌라이 봉, 빌라이 숙 국회의원 등이 자리를 빛냈다. 

◆ 한국 전통문화의 정수 선보여
특히 ‘호찌민-경주엑스포’는 베트남에 한국전통문화의 진수를 선보이며 크게 주목받았다.

개막축하공연 ‘함께 피는 꽃’을 비롯해 국악 관현악과 전통무용이 어우러진 뮤지컬 ‘용의 귀환’, 국립무용단의 ‘묵향’ 등 한국전통공연의 높은 수준을 호찌민에 제대로 보여줬다.

특히 한복 관련 콘텐츠는 호찌민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23일간의 행사 기간 내내 가장 인기 있는 체험콘텐츠였던 한복입기 체험, 한국 전통혼례 체험, 한복 패션쇼 등 한복 관련 행사에는 어김없이 관객들이 몰렸다.

액스포 조직위 관계자는 “엑스포를 통해 기존의 대중문화 중심의 한류에 한국 전통문화 콘텐츠를 중심으로 하는 ‘제2의 한류 붐’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 ‘경제엑스포’ 중점, 수출계약 및 경제인 교류 성과 거둬
경북도와 경주세계문화엑스포는 이번 엑스포를 ‘문화한류를 매개로 한 경제엑스포’에 중점을 두고 경제엑스포 행사를 전면배치했다. 실제로 엑스포 행사 기간 100만여 명의 방문객과 2억 달러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됐다.

경북도는 엑스포를 통해 한류우수상품전을 비롯해 롯데마트 특산품 판촉전, 한-베트남 경제인 교류회, 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 한-베트남 글로벌 비즈니스포럼, 경북 바자르 상설전시홍보관 등 10여 가지의 경제행사를 열었다.

특히 베트남·한국기업의 공동 참여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한편 한-베트남 기업인의 만남을 주선해 상호교류의 장을 만들었다.

그 결과, 경북지역 164개 기업이 참가한 한류 우수 상품전에 275개 업체의 바이어가 참여, 현장계약 3881만 달러, 계약추진 2499만 달러 등의 성과를 거뒀다.

또 화장품, 농식품 등 업체가 참가한 K-바자르 상설 전시 홍보 상담관을 운영해 바이어 100명과 총 2500만 달러의 수출 상담을 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앞으로 도는 문화·체육·교육·청년창업 등 다양한 분야의 교류확대와 더불어 베트남 우수상품전·수출상담회·포럼 등 경제통상 교류사업을 강화시켜 나갈 방침이다.

◆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 문화적 뒷받침
지난달 APEC 참석차 동남아를 순방한 문재인 대통령은 아세안과의 관계를 획기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신남방정책’을 천명한 바 있다. 신남방정책은 미·일·중·러 4강 외교 중심의 한국 외교지평을 넓혀 동남아를 5번째 중요한 외교적 거점으로 삼겠다는 비전이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과의 교역 규모를 지금 중국 수준으로 확대하는 등 우리 무역의 다변화에 속도를 내겠다는 것이다.

이런 시점에서 ASEAN의 중심국가 베트남, 그 중에서도 베트남의 경제 수도 호찌민에서 23일간 열린 ‘호찌민-경주엑스포’는 정부의 신남방정책을 문화적으로 뒷받침해다는 평가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경북도의 대 베트남 수출액은 전년 대비 2배(2016년 15억3000만 달러, 2017년 30억5000만 달러) 증가했으며, 경제바자르, 한류우수상품전, 한-베 비즈니스 컨퍼런스 등을 통해 대호찌민 경제교류 활성화에 기여했다.

지난 11월 11일 열린 개막식에는 캄보디아, 라오스 등의 사절단이 참석했으며,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세계 민속공연 참여로 ASEAN과의 교류를 강화하는데 앞장서기도 했다.

응우엔 탄 퐁 호찌민시 인민위원장은 지난 3일 개최된 폐막식에서 “베트남과 한국의 수교 25주년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열린 ‘호찌민-경주엑스포’는 양국의 문화교류, 국가홍보 뿐만 아니라 상호 이해증진, 신뢰를 통한 번영과 공존의 의미를 담아냈다”고 말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도 “경북도와 호찌민시, 한국과 베트남은 엑스포 성공개최 역량을 바탕으로 문화와 경제를 넘어 다방면에서 실질적인 상생의 새 시대를 활짝 열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천명한 ‘신남방정책’이 베트남에서 가장 먼저 구체화되고, 수교 25주년을 맞은 양국의 외교관계가 한 단계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된 것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안동=김희정 기자 shin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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