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를 받아든 수험생들의 정시 지원이 다음달 6일부터 시작된다. 원서접수를 앞두고 수험생들은 자신이 지원할 대학과 학과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느라 분주하다. 특히 올해 수능에서는 영어영역의 절대평가가 적용돼 변수로 떠오른 만큼 대학별 영역 반영 비율이나 가중치 등을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입시 전문가들의 조언을 통해 성적대별 정시 지원 전략 등을 알아본다.
◇ 표준점수 열어보니… 하위권으로 갈수록 인문계 국어·자연계 수학(가) 영향력↑
먼저 인문계 상위권에서는 수학(나)형이 가장 큰 변별력을 갖는 과목으로 꼽힌다. 종로학원하늘교육에 따르면 1등급 구간대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수학(나)에서 135점, 국어 134점, 사회탐구(2과목 평균) 132점을 기록했다. 1등급 최저점은 사탐이 130점, 수학(나) 129점, 국어는 128점대로 형성됐다. 1등급 최상위권 구간에서는 수학 과목이, 1등급대 끝선에서는 사탐이 경쟁력을 가진 것으로 분석됐다. 2등급대 표준점수 최고점은 수학(나) 128점, 국어 127점, 사탐 126점으로 나타났으며 최저점은 수학(나) 126점, 사탐 124점, 국어 123점이다. 2등급대에서도 수학의 변별력이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인문계 중위권도 최상위권과 마찬가지로 수학(나)의 영향력이 크다. 3등급대 표준점수 최고점은 수학(나)에서 125점, 국어와 사탐에서 각 122점으로 나타났다. 3등급 최저선에서 있어서도 수학(나)가 121점, 사탐이 118점, 국어 117점이다.
그러나 하위권으로 갈수록 수학보다는 국어, 사탐이 경쟁력을 갖는 것으로 분석됐다. 인문계 4등급대 표준점수 최고점은 수학(나) 120점, 국어 116점, 사탐 116점으로 수학(나)가 가장 높지만, 4등급 최저선에서는 국어가 109점, 수학(나) 108점, 사탐 110점으로 사탐의 경쟁력이 보였다. 5등급대에서는 표준점수 최고점이 국어 108점, 사탐 108점, 수학(나) 107점이며 최저선은 국어 98점, 사탐 94점, 수학(나) 91점으로 오히려 국어에서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자연계에서는 과학탐구의 성적이 중요하다. 자연계열 최상위권인 1등급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과탐(2과목 평균) 138점, 국어 134점, 수학(가) 130점으로 과탐이 가장 높았다. 최저점에서도 과탐 132점, 국어 128점, 수학(가) 123점으로 과탐이 높다.
2등급 구간의 표준점수 최고점을 살펴보면 과탐 130점, 국어 127점, 수학(가) 122점이며 최저점은 과탐 124점, 국어 123점, 수학(가) 120점으로 역시 과탐이 타 과목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이어 3등급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국어 122점, 과탐 122점, 수학(가) 119점을 보였다. 최저점은 과탐 118점, 국어 117점, 수학(가) 116점으로 수학보다는 과탐, 국어의 영향력이 더 큰 것으로 분석됐다.
자연계에서는 하위권으로 갈수록 수학(가)의 경쟁력이 살아났다. 4등급 구간 표준점수 최고점은 국어가 116점, 과탐 116점, 수학(가) 115점을 기록했으며 최저점은 수학(가) 111점, 과탐 110점, 국어 109점으로 나타났다. 5등급의 최고점은 수학(가) 110점, 국어와 과탐이 각 108점이며, 최저점은 수학(가) 102점, 국어 98점, 과탐 94점이다. 4, 5등급 구간대에서 4등급 최고점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수학(가)가 가장 경쟁력이 있는 과목으로 꼽혔다.
◇ “상위권 ‘1승1패’ 전략”… 중위권은 선택·분산 지원
인문계 상위권은 다군에서 지원할 대학이 중앙대와 한국외대 정도다. 상위권 선호 대학은 대부분 가군과 나군에 몰려 있다. 최상위권이라면 가군 서울대, 나군 연·고대를 지원하고 다군은 지원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입시 전문가들은 가군과 나군 모두 안정적으로 지원하기에 부족한 성적이라면 가군에 서강대와 성균관대, 한양대, 이화여대를, 나군에서 성균관대, 한양대를 지원하는 방법을 계획해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성균관대와 한양대 가군 모집은 사회과학계열 학과 중심이고 나군 모집은 경영, 인문과학, 사범계열 학과 중심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에 모집단위 중복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실장은 “자연계 최상위권은 가/나/다군 의학계열 학과와 가군 서울대, 입시군에 제한을 받지 않는 한국과학기술원, 광주과학기술원, 대구경북과학기술원까지 고려한 조합이 가능하다”며 “이로 인해 정시 미등록 충원이 많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 실장은 “의학계열 진학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자연계 또한 다군에는 상위권이 지원할 대학의 수가 적기 때문에 가군과 나군의 지원이 중요하다”면서 “올해 대학에 진학하고자 한다면 상위권 수험생들은 적어도 가군과 나군에서 ‘1승 1패’의 전략으로 지원 대학을 검토하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중상위권 성적이라면, 서울 소재 중상위권 대학과 지방 상위권 대학에 진학 가능한 수준으로 상위권에 비해 다양한 조합으로 정시 지원 전략을 준비할 수 있다. 중상위권 수준에 해당되는 대학들은 가/나/다군 전체 모집군에서 정시 선발을 실시하기 때문이다. 중상위권에서는 수능활용지표가 표준점수, 표준점수(국·수)+백분위(탐구 변환 표준점수 활용/탐구만 백분위 활용), 백분위 등으로 다양한 만큼 지원자의 선호도뿐만 아니라, 어떤 수능활용지표를 사용할 때 자신에게 유리한지에 대해서도 고려해야 한다. 건국대, 동국대, 인하대, 부산대, 경북대, 전북대 등은 표준점수+백분위 지표를 사용하며 홍익대, 한국항공대, 전남대, 충남대, 충북대, 서울교대 등에서는 표준점수를 사용한다. 숙명여대, 광운대, 단국대 등은 백분위를 활용해 선발한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올해 수능에서 영어 1등급은 52,983명이고 2등급 인원이 156,739명인 상황에서 서울, 수도권 4년제 모집 인원이 117,625명인 것을 감안할 때 사실상 영어 2등급을 받은 학생들은 전원 중위권대로 분류될 수밖에 없다”며 “영어 대학 간 감점 정도에 대한 면밀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위권은 지원 대학 및 학과를 지원 성향에 따라 안정, 적정, 상향으로 적절히 나눠 선택하는 ‘분산 전략’을 가져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특히 수능 활용지표(백분위·표준점수)와 모집 단위별 선발 인원, 경쟁률, 교차지원 가능 여부 및 가산점 등의 예측 변수가 상위권 대학보다 많기 때문에 이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 일부 대학에서는 학생부 석차 등급 반영 시 점수 차이가 크게 발생하는 등급 구간이 있다. 지원 대학의 학생부 석차등급 환산 기준표도 꼼꼼히 점검하는 게 좋다.
이 실장은 “중하위권의 성적으로는 가/나/다군 3회 지원과 산업대, 전문대 상위권 학과 지원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표준점수로 대학별 가중치 적용 점수 계산을 환산해보고, 해당 대학에 지원할 경우 손해를 보는지 득을 보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수능 반영 비중이 낮은 대학과 전문대 유망학과, 자신의 희망학과에 대한 도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성일 기자 ivemic@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