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으로 연기된 대우건설 매각…제값 받을 수 있을까

내년으로 연기된 대우건설 매각…제값 받을 수 있을까

매입가 3분의 1로 주가 곤두박질…'헐값' 매각 논란

기사승인 2017-12-30 05:00:00

올해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의 최대어로 꼽혔던 대우건설 매각이 지연되고 있다. 매각 일정이 계획보다 늦어지면서 내년 초로 넘어간 가운데 내년 마저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우건설 주가가 연일 곤두박질치고 있고, 후보기업들의 흥행 저조로 인수가가 예상가보다 턱없이 낮다. 특히 이번 매각은 공적자금 회수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헐값 매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29일 투자은행(IB) 및 건설업계에 따르면 KDB산업은행은 다음달 본입찰 이후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면 늦어도 내년 4월까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상반기 중 매매대금 수령을 완료할 방침이다. 거래 대상은 산은이 사모펀드 KDB밸류 6호를 통해 소유한 보통주 50.75%다. 현재 대우건설의 시가총액은 2조4148억원이다.

숏리스트에 오른 3곳은 국내 호반건설과 중국건축공정총공사(CSCEC), 홍콩에 본사를 둔 투자사 PAG(퍼시픽얼라이언스그룹) 등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M&A 업계에서는 매각이 무산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급기야 매각 본입찰이 내년으로 연기되면서 그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애초 유력 후보로 지목됐던 아람코 불참 등으로 흥행 열기가 떨어진 데다 현재 후보군이 써낸 인수가도 산업은행의 희망가인 2조원에 한참 못 미치고 있다. 이들이 써낸 희망 매각가는 1조4000억원에서 2조원 사이다. 호반건설의 경우 본입찰가로 생각하는 금액이 1조4000억원으로 예비입찰가보다 오히려 낮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대우건설 주가가 하락하면서 본입찰에서 목표 매각액인 2조원을 받아내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현재 대우건설의 주가는 6000대를 밑돌고 있다. 이는 산업은행이 투입한 주당 가격(1만5000원)의 3분의1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만약 주가가 5000원으로 떨어질 경우 매각 예상가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해도 약 1조3000억원에 머물 것으로 예측된다. 이때 산업은행의 손실은 1조8600억원에 이른다.

업계에서는 산은이 이대로 매각을 밀어붙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산은이 유상증자를 포함해 대우건설에 투입한 혈세는 3조2000억원대로 손실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기 때문이다. 또 현재 주가 수준에서 매각을 진행한다면 '헐값 매각' 논란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대우건설 매각을 둘러싸고 여러가지 불안 요소가 많아 계약 체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며 "대우건설의 내년 초 주가가 어떻게 변하는지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연진 기자 lyj@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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