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집게] 37세 데얀에게 붙는 프리미엄

[키워드집게] 37세 데얀에게 붙는 프리미엄

37세 데얀에게 붙는 프리미엄

기사승인 2018-01-03 14:51:00

‘서울 레전드’ 데얀이 4일 어색한 협상테이블에 앉는다. 그간 무성했던 라이벌팀 이적 소문은 사실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데얀 보낸 대안은=서울은 왜 데얀을 떠나보냈을까? 서울측은 올 시즌 마지막 경기를 은퇴식으로 마무리하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데얀에게 보낸 것으로 전해진다. 레전드에 대해 대우를 해 준 셈인데 데얀 입장에선 썩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모양이다. 데얀은 “선수생활을 계속 하겠다”며 거절 의사를 밝힌 뒤 곧장 다른 팀을 물색했다. 일부 관계자는 데얀에게 노장의 굴레를 씌워 ‘강제 은퇴식’을 제안한 태도가 문제가 됐을 것이라고 조심스레 귀띔한다.

서울은 지난 시즌 팀 내 득점 1, 2위가 모두 30대 중후반었던 것에서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투자 대비 성적도 썩 좋지 않았기 때문에 대대적인 리빌딩론이 고개를 들었다. 이미 박주영과 재계약 방침을 세운 서울은 지난 2일 20세 이하(U-20) 대표팀 등에서 맹활약한 조영욱을 영입했다. 이후 추가로 1-2명의 공격수 영입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직전 시즌까지 검증된 득점력을 보여준 데얀의 공백이 메워질지는 알 수 없다. 다음 시즌 결과로 대답할 수밖에 없다.

#급물살=수원 삼성은 데얀이 3일 오후 6시 입국함에 따라 4일부터 데얀과 이적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미 양측이 어느 정도 마음을 굳힌 상태인 것으로 보여 큰 이견이 없는 한 계약은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득점왕 조나탄을 중국으로 떠나보낸 수원은 새 공격수 보강이 절실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서정원 감독이 직접 유럽으로 넘어가 공격수 영입 리스트를 작성할 정도로 수원은 ‘제2의 조나탄’ 발굴에 여념이 없었다. 앞서 고종수 전 코치(현 대전 감독)가 스카우트한 브라질 국적 공격수 1명도 물망에 오른 상태였다.

그러는 중 뜻밖의 소식을 들었다. 서울과 재계약이 유력해 보였던 데얀이 지난해 말일부로 서울과의 계약관계를 청산했다는 급보다. 이미 데얀은 중국 슈퍼리그, 일본 J리그 등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는 상태였지만 가족을 위해 한국에 남는 것을 택했다.

여기까지 이야기가 전개되자 수원은 뒤돌아보지 않고 데얀에 러브콜을 보냈다. 계약이 종료된 직후인 1월1일에 이야기가 오갔다. 마침 수원에서 선수생활을 한 적이 있는 이사빅이 데얀 에이전트를 담당하고 있었다. 중간 다리가 생기고 수원의 강한 어필이 곁들여진 상태에서 선수 본인의 의사만 있으면 곧장 계약이 성사될 분위기다.

#유일무이한 외국인 용병=FC 서울의 프렌차이즈 스타였던 데얀이 슈퍼매치 라이벌 수원으로 이적한다는 소식에 팬들은 적잖은 충격에 휩싸였다. 데얀은 지난 2007년 인천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고 K리그에 데뷔했다. 이듬해 FC 서울로 적을 옮긴 데얀은 K리그 9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의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작성했다. 특히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 연속 득점왕에 올랐는데, 이 역시 1983년 K리그 출범 이래 처음이다. 지금껏 173골 41도움으로 총 214개의 공격포인트를 올렸는데, 외국인 선수로는 3가지 부문 모두 최고 기록을 보유 중이다.

#37세 프리미엄=데얀은 한국나이로 치면 무려 37세다. 현역으로는 황혼기에 접어들었다 할 만하다. 그럼에도 데얀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이유는 당장 가용자원으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데얀은 지난 시즌 미친 존재감을 보인 조나탄의 득점왕 질주를 막판까지 추격한 유일한 외국인 용병이다.

당장 올 시즌 좋은 성적을 꾀해야 하는 팀으로서는 데려가지 않을 이유가 없다. K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데에서 프리미엄까지 붙는다. 서 감독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차기 시즌 K리그,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FA컵 중 어느 하나도 포기하지 않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만약 데얀 영입이 성사된다면 서 감독의 목표를 실현할 핵심 축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다니엘 기자 dne@kukinews.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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