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자 1명이 24개 시군 109개 현장관리 ... 건축물 부실 시공 우려

기술자 1명이 24개 시군 109개 현장관리 ... 건축물 부실 시공 우려

기사승인 2018-01-05 14:20:42

경기도는 4층 이하 빌라나 다세대 건축물, 2~3층 규모의 상가 건축물 상당수가 무자격 건설기술자에 의해 건축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4일 밝혔다.

경기도는 지난 2015년 1월 1일부터 2017년 7월 31일까지 착공신고를 한 7만2777건의 도내 건축물 가운데 건설업 등록업체 시공대상인 1만7591건을 대상으로 건설기술자 시공 여부에 대한 감사 결과 무려 7140건의 위반사례를 적발했다.

현행법은 주거용의 경우 661㎡(4층 이하 빌라, 다세대주택 등), 비주거용(2~3층 규모 상가건물 등)은 495㎡ 이상일 경우 건설업 등록업체가 시공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건설업 등록업체는 공사현장별로 1명 이상의 건설기술자를 배치해야 하며, 1명의 건설기술자가 동일한 시기에 최대 3개 현장까지 관리할 수 있다.

또한 이번 감사에서 건축행정정보시스템 세움터에 등록된 인허가 자료와 각 시군별 착공신고 자료를 비교한 결과, 조사대상 1만7591건 가운데 6777곳의 등록된 건설기술자가 578명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경기도는 건설기술자 1인이 평균 11.7개의 현장을 관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보고 자격증 대여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건축중급기술자와 건축기사 등 2개의 자격증을 갖고 있는 유모씨의 경우 2015년 3월부터 2017년 7월까지 27개월여 동안 9개 업체서 일하며 24개 시군 109개 현장을 관리한 것으로 서류상 신고돼 있었다.

유씨 외에도 장모씨의 경우도 2년여 동안 9개 업체에서 98개 현장을, 최모씨는 12개 업체에서 80개 현장을 중복 신고 관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현장 건설기술사 없이 허위로 신고를 하거나, 자격증 대여를 통해 착공 신고가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경기도는 이런 문제의 근본적 원인이 허위신고가 가능한 현 신고시스템과 현실과 차이가 있는 제도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경기도 백맹기 감사관은 “정부가 올해 6월 이후부터 안전 강화를 위해 연면적 200㎡이상 건축물도 건축주 직접 시공이 불가능하도록 자격요건을 강화했는데 이럴 경우 건설업체 대상 공사현장이 더 늘어나 지금 같은 건설기술자 허위신고나 자격증 대여행위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도 건설정책과, 건축디자인과와 함께 제도개선안을 마련해 국토교통부에 건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따라 경기도는 현행 제도에 가칭 ‘소규모 건축공사업’ 규정을 신설, 빌라 등 소규모 시공업자들도 정식 건설업자로 등록할 수 있도록 자격요건을 낮춰주는 대신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관리가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과, 현장에 배치되는 건설기술자의 정보가 일치해야 시스템 등록을 할 수 있는 방안 등 구체적 실행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편 나머지 위반사례 363건에 대해서는 해당 시군과 도 관련 부서를 통해 행정 조치하도록 했다.

이들 위반사례는 건설기술자 미배치 158개, 무자격 140개, 영업정지나 말소 등 부적격 업체 시공 65개 등이다. 도는 건설기술자 미 배치나 무자격 사례의 경우 해당 시군에서 해당 건축물의 자체 안전 확인과 관리를 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워 시정하도록 했다. 또 영업정지나 말소기간 중 공사를 진행한 부적격 업체 65개소는 도 건설정책과를 통해 면허취소나 고발 등 행정처분할 방침이다. 

수원=김동섭 기자 kds61072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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