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남녀 임금격차 줄이지 못하는 한국

[기자수첩] 남녀 임금격차 줄이지 못하는 한국

기사승인 2018-01-20 05:00:00

“여성은 고용과 임금에서 남성과 동등한 권리와 기회를 공유한다”

지난 2001년 정부가 '남녀평등 사회를 실현하는 원년'으로 선언하고, 같은 해 7월3일 여성부가 발표한 21세기 남녀평등헌장의 내용이다.

이후 17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남녀불평등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국제노동기구(ILO)에 따르면 한국의 임금 성 격차는 2015년 기준 3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국가 중에서 가장 컸다. 이어 2위는 인도 32%, 3위 일본 31%이고, 싱가포르가 3%로 가장 적었다.

특히 보험업계의 남녀임금 격차는 심각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주요 생명·손해보험사들의 평균 남녀 임금 격차는 3087만원. 은행, 증권 등 다른 금융권보다 1000만원 가량 높은 수준이다. 일부 보험사의 경우 여성이 남성보다 더 오래 근무하고도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을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임금을 적게 받는 이유로 ‘대졸과 고졸 공채 간 임금차’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은 업권의 정확한 현실을 뒷받침하지 못한다. 대졸 출신의 성별 임금차이 역시 만연하게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금격차의 근본적인 이유는 고액임금직이나 고위직에 여성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측면이 크다. 

해답은 같은 길을 먼저 거쳐 간 선진국에서 찾을 수 있다. 유럽 선진국에선 여성의 유리천장을 깨기 위한 시도가 지속적으로 이뤄진다. 노르웨이는 2016년 기준 금융사 임원의 33%가 여성이다. 지난 2003년부터 여성임원 할당제를 실시한 점이 기여했다. 아이슬란드에서는 44년의 노력 끝에  올해부터 성별 임금차별 금지법을 시행하고 있다.

남녀 임금차이가 당연하게 전락한 현실은 우리의 왜곡된 단면을 보여준다. 남녀임금 평등의 대전환은 시대적 요청이다. 거기에 보험업계 임금 질적 개선의 미래가 달려 있다. 남녀 임금 격차 해소가 미래의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하는 이유다.

조미르 기자 mea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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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미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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