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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스 타이거즈의 ‘성환’ 윤성환은 올 시즌 초 가장 주가를 높이고 있는 정글러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타이거즈의 ‘약한 상체’ 원인으로 지목됐던 그였지만, 요즘에는 팀 동료 ‘린다랑’ 허만흥과 찰떡궁합을 뽐내며 물오른 기량을 과시 중이다. 오늘 콩두 몬스터전 승리도 그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었다.
타이거즈는 26일 서울 e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롤챔스) 스프링 시즌 2주 차 경기에서 콩두 몬스터를 2대1로 꺾었다. 지난 23일 bbq 올리버스전에 이은 2경기 연속 승리다.
이날 윤성환은 대형 오브젝트를 독식하는 등 여유 넘치는 경기 설계 능력을 선보였다. 그는 어떻게 더 나은 선수가 될 수 있었을까. 그 밑거름은 비시즌 동안 진행된 강현종 감독의 피드백이었다고 한다.
윤성환은 “최근에 변화가 있었다. 그 이후 팀의 상체가 더 단단해졌고, 팀플레이도 잘 맞아돌아가기 시작했다‘고 입을 열었다. 타이거즈는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스크림에서 연패를 거듭했다. 윤성환에 따르면 2부 리그 팀한테도 많이 깨졌다고 한다. 이에 강 감독은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선수들에게 3가지 질문을 숙제로 내줬다.
윤성환은 “감독님께서 우리 팀에게 바라는 점과 나의 문제점, 감독·코치님에게 바라는 점을 적어서 다음 날까지 제출하라고 하셨다. 그 이후에 피드백을 거치면서 팀 성적이 나아지기 시작했다. 감독님과의 개인 상담도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올 시즌 한층 더 성장한 원인을 물었을 때도 “감독님께서 피드백을 잘해주신 것 같다”고 답했다.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다가 끊기는 부분에서 다음에는 뭐를 할 것인지, 어떻게 할 것인지를 질문을 던져주신다”고 윤성환은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파트너 허만흥도 비슷한 얘기를 꺼낸 적이 있다. 허만흥은 지난 23일 bbq 올리버스전 승리 이후 인터뷰 자리에서 비시즌 슬럼프 얘기를 꺼내며 “분위기 전환을 위해 ‘다 내려놓자’와 ‘하나씩 배운다’는 마인드로 다시 시작했다”고 언급했다. 결과적으로 윤성환과 허만흥에겐 이때의 시련이 풍부한 거름으로 작용했다.
지난 시즌까지의 타이거즈는 전형적인 바텀 캐리 팀이었지만, 올 시즌을 마칠 때 이들에 대한 평가는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허만흥은 이미 수훈 선수 포인트 200점을 쌓았다. 이는 진에어 그린윙스 ‘테디’ 박진성에 이어 공동 2위에 해당하는 점수다.
현재 타이거즈는 탑 갱킹으로 가장 많은 재미를 보고 있는 팀이다. 오늘도 3세트에 ‘로치’ 김강희의 나르를 집요하리만치 괴롭혀 탑라이너 간 성장 격차를 벌렸다. 지난 17일 SK텔레콤 T1전에서는 ‘운타라’ 박의진의 갱플랭크를 완전히 무력화시켰다. 이와 관련해 윤성환은 “(허)만흥이와 호흡을 맞춰온 기간도 있고, 항상 상체가 약하다는 평가가 많았기 때문에 서로 머리를 맞대고 얘기도 많이 했다. 그래서 그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데뷔 3년 차를 맞이한 호랑이 군단 정글러는 비로소 사냥법을 터득했다. 올 시즌 이루고 싶은 목표로 플레이오프 진출을 꼽은 윤성환은 인터뷰 말미 팬들에게 고마움을 언급하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응원해주시는 팬분들께서 많은 힘을 주셨다. 고맙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상암│윤민섭 기자 yoonminseop@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