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3.3㎡당 1억원을 넘어서 거래된 주택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3.3㎡당 실거래가가 1억원이 넘는 고가주택(전용면적 기준) 거래량은 총 338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6년 179건 대비 89% 증가한 수치다.
이처럼 3.3㎡당 1억원을 넘어선 고가주택 거래가 증가한 이유는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정책 발표로 주택시장이 위축되며 불안전성이 커지자 대내외 경제여건에 영향을 받지 않고 추가 가격 상승도 기대할 수 있는 서울 도심의 고급주택으로 투자 수요가 몰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물건별로 살펴보면 단독·다가구 연 면적 기준으로 지난 2016년 대비 지난해 3.3㎡당 실거래가가 1억원 이상 거래된 주택수는 78%(36→64건)나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용산구가 14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마포구(10건), 중구(7건), 광진구(5건), 종로구(5건), 성북구(4건), 강남구(4건) 등으로 단독주택 중 고가주택의 비중은 대부분 강북권에 몰려 있었다.
특히 용산구는 2016년에도 유일하게 3.3㎡당 실거래가가 1억원이 넘는 주택거래가 10건 이상 있어 대표적인 고급 주거지역으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한남뉴타운 개발이 탄력을 받으면서 한남동 일대 주택 실거래가격도 3.3㎡당 1억원을 넘어선 곳이 늘었다. 실제 지난해 12월 한남뉴타운에서는 대지면적 13㎡(연면적 6.37㎡) 규모의 단독주택이 3.3㎡당 1억1931만원으로 거래된데 이어 다세대·연립도 대지지분 기준 3.3㎡당 1억원 이상의 높은 가격으로, 총 5건이 한남뉴타운에서만 거래 됐다.
이밖에 3.3㎡당 실거래 가격이 가장 높았던 주택은 서울시 영등포구 영등포동5가에 위치한 연면적 299.7㎡ 규모의 단독주택으로 대지지분 기준 3.3㎡당 2억9213만원에 거래 됐다. 이어 중구 필동2가 단독주택(연면적 37.19㎡) 2억4357만원, 강남구 신사동 단독주택(연면적 543.71㎡) 1억7954만원, 용산구 한남동 단독주택(연면적 6.37㎡) 1억1931만원 등의 순이었다.
연립·다세대 주택도 3.3㎡당 1억원 이상 실거래된 주택이 크게 늘었다. 대지면적 기준으로 지난 2016년 대비 지난해 3.3㎡당 실거래가가 1억원 이상 거래된 주택수는 75%(137→240건) 증가했다. 서울에서는 관악구가 66건으로 3.3㎡당 실거래가가 1억원 이상 거래된 주택거래량이 가장 많았다. 이어 강북구 40건, 용산구 33건, 서초구 19건, 광진구 14건, 강남구 11건, 마포구 10건 등 강북권 지역의 연립다세대 주택들의 대지면적 실거래가가 높았다.
지난해 주거지역에서 거래된 토지의 경우 계약면적 기준 3.3㎡당 실거래 가격이 1억원이 넘는 물건의 거래량은 34건으로 지난 2016년(6건)보다 5.6배 증가했다. 특히 주거지역의 토지거래에서는 재건축사업이 활발하게 추진 중인 강남구 개포동의 거래가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3.3㎡당 1억원 이상 거래된 전체 물량 중 68%를 개포동이 차지했다.
지난해부터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 아파트 재건축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이곳의 대지지분 가격이 3.3㎡당 1억원을 넘어섰다. 또 강남권보다 고급주택이 더 많이 몰려 있는 용산구의 경우 한남뉴타운 개발과 용산역 주변 개발, 미군부대 부지 개발 등으로 대지가격이 크게 상승한데다 최근 나인원한남 등과 같은 고급 주택의 공급까지 예정되면서 가격상승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고급 주택 가격은 평균 1억선으로 5억선에 형성된 베이징, 홍콩, 맨하탄 등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선진국에 비해 주택 가격이 매우 낮게 형성된 편이어서 추가 상승여력이 충분하다”며 “선호도 높은 서울 도심 지역의 고가주택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 중이지만 규제 위주의 시장 정책으로 공급은 한정적이어서 이와 같은 쏠림현상이 심화될 수 있어 고급 주택 공급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연진 기자 lyj@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