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내 성폭력 사건을 폭로해 큰 파문이 일고 있는 서지현 경남 통영지청 검사발 ‘Me too’ 운동이 경남에서도 확산하고 있다.
앞서 서 검사는 지난달 29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8년 전 장례식장에서 당시 법무부 한 간부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당했다고 폭로했다.
특히 서 검사가 현재 통영지청 소속 검사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남에서도 성폭력 사건을 고발하며 독려하는 ‘Me too’ 운동이 확산하고 있다.
이에 시민들이 서 검사의 용기와 소신 있는 발언을 응원하며 통영지청에 보낸 꽃다발을 보내고 있다.
또 경남도내 여성단체들도 1일 오전 창원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내 성폭력 사건과 관련해 성역 없는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도내 40여 개 여성단체 회원 100여 명은 기자회견장에 검은 옷을 입고 그 위에 흰 장미 리본을 달고 나왔다.
검은 옷은 성폭력 피해자들의 고통이 여전히 진행 중에 있는 것을, 흰 장미는 성폭력 가해자들의 사회적 종말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검찰 조직 보위를 위해 침묵했던 피해자에게 돌아온 것은 정황상 의심되는 ‘인사상 불이익’ 뿐이었다”며 “성차별적이고 권위적인 검찰 조직 문화 속에서 8년 만에 어렵게 용기 낸 서 검사에게 격려와 지지를 보낸다”고 응원했다.
이어 “검찰에서 이런 성범죄가 발생하고 은폐된 것이 사실이라면 그동안 수많은 성범죄에 대한 검찰 조사와 판단을 국민들이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이들은 “검찰은 즉각 젠더관점을 가진 사람들로 진상조사위를 구성하고 철저히 사건을 조사해 가해자와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며 “아직 말 못하는 성폭력 피해자들을 위해 전수조사를 실시해 일벌백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간전문가 과반 이상 포함 특별조사위 설치 ▲공직비리 수사처 신속 설치해 고위 공직자 성역 없이 수사 ▲검찰 성폭력수사 직무 역량 강화‧성평등 교육 실시 ▲피해자 2차 불이익 조치 예방 등을 촉구했다.
이들은 ‘잘 나가는 남자 검사들 발목 잡는 꽃뱀’ ‘피해 사실을 주변에 알려봐야 너만 손해다’ ‘네 덕분에 도우미 비용 아꼈다’며 이번 서 검사 성추행 사건과 관련한 막말이 적힌 펼침막을 찢는 퍼포먼스로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정의당 경남도당도 이날 논평을 내고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경남도당은 “이번 사건은 대한민국의 부끄러운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낸다”면서 “대한민국 최고 권력집단인 검찰에서 여검사조차 성범죄에 노출돼 있으며, 범죄 사실은 권력 구조에 의해 은폐되고, 피해자가 불이익을 감수해야만 했다”고 지적했다.
또 “피해 사실을 알린 피해자에 대한 인사 불이익 조치, 꽃뱀 비난이 현재 대한민국 직장 내 성범죄의 현주소”라며 “철저한 조사로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하며, 이를 시작으로 용기 있는 개인의 작은 물결이 큰 파도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검찰 내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을 수면 위로 끌어올린 서 검사의 인터뷰는 국민적 공분을 사며 파장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창원=강승우 기자 kka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