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건설 인수 포기하게 만든 대우건설 해외 부실…"추가 손실 가능성 높다"

호반건설 인수 포기하게 만든 대우건설 해외 부실…"추가 손실 가능성 높다"

대우건설, 모로코서 추가손실 '어닝쇼크'…원가율 낮은 사업장 '다수'

기사승인 2018-02-09 02:00:00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인수를 포기하게된 결정적인 계기가 해외사업 손실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우건설의 해외부실문제가 재조명되고 있다. 대우건설은 세계 곳곳에서 해외건설 사업을 진행 중에 있는 가운데 원가율을 밑도는 부실 사업장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 현장의 손실 규모는 외부에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향후 추가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8일 대우건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호반건설은 결국 인수를 포기 의사를 밝혔다. 호반건설이 인수를 포기하기로 한 결정적인 이유는 대우건설의 해외 사업 부실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호반건설 측은 "해외사업 우발 손실 등을 접하며 대우건설의 현재와 미래의 위험요소를 감당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며 인수 포기 배경을 밝혔다.

앞서 대우건설은 지난 7일 지난해 4분기 143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날 대우건설은 모로코 사피 복합화력발전소 현장에서 장기 주문 제작한 기자재에 문제가 생긴 것을 발견하고 재제작에 들어가며 3000억원의 잠재 손실을 반영했다. 이로써 당초 8000억원 규모로 예상됐던 대우건설의 지난해 영업이익도 4300억원 규모로 대폭 줄었다.

또 대우건설은 2016년과 작년에 걸쳐 빅배스(대규모 손실처리)를 단행한바 있다. 당시 산은은 빅베스로 대우건설 잠재부실을 모두 털었다 자신했지만, 해외에서 또다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셈이다.

이에 대우건설이 진행하고 있는 다른 해외 사업장대한 추가 손실 우려가 큰 상황이다. 현재 대우건설은 카타르와 오만, 인도, 나이지리아, 베트남 등 42개국에서 300여 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중 수입보다 비용이 더 많이 들어가는 적자시공 프로젝트가 상당하다.

실제 대우건설의 10개 주요 해외 프로젝트 중에 6개가 원가율 100%를 웃돈다. 이라크 항만청방파제 프로젝트, 카타르 고속도로 건설, 사우디 자잔 정유터미널 건설, 알제리 RDPP 프로젝트는 지난 2016년 대규모 손실이 이미 발생했고, 카타르 E-RING 고속도로 건설은 아직 손실이 반영이 안 됐지만 원가율을 현저히 밑돈다.

문제는 해외 사업장은 공기가 지연될 경우 대규모 추가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해외 사업은 특성상 승인 지연, 인허가 지연 등의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손실 규모가 확실히 반영되기 전까지는 정확하게 추정이 어렵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국내 건설사들이 4~5년 전 해외 수주에 과도하게 진출하면서 저가나 불리한 조건에 수주한 프로젝트가 상당 많았다"며 "국내 주택경기 호황에 힘입어 손실을 지속적으로 줄여 나가고 있지만, 해외 사업은 변수가 많아 완공되기 전까지는 손실 규모를 추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연진 기자 lyj@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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