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를 앞두고 많은 학부모들은 아이가 새로운 반에서 적응을 잘 할 수 있을지, 작년보다 어려워지는 수업 내용을 잘 이해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다. 교과목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을 갖는 데 가장 좋은 것은 바로 배경지식을 쌓는 것. 여기에서 말하는 배경지식이란, ‘어떤 일을 하거나 연구할 때, 이미 머릿속에 들어 있거나 기본적으로 필요한 지식’을 말하는 것으로, 배경지식이 쌓이면 새로운 정보를 제대로 이해하기에 좋을 뿐 아니라, 사고력과 이해력을 길러 창의적 생각을 펼치는 데도 유용하다.
오용순 한우리독서토론논술 연구소장은 “배경지식의 확장을 위해 가장 좋은 것은 바로 경험과 독서다”라면서 “무엇이든 스스로 경험을 많이 하며 견문을 넓히고, 다양한 분야의 독서를 통해 생생한 지식을 쌓는다면 자신만의 배경지식을 쌓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 단편동화부터 성장소설까지, 아이 수준 맞는 도서 선별해야
독서의 첫 번째 순서는 바로 연령별 수준에 맞는 책을 골라 주는 것이다. 수준보다 지나치게 어려운 책을 읽히면 책에 대한 흥미를 쉽게 잃을 수 있고, 반대로 너무 쉬운 책을 읽히면 독서를 통해 얻는 학습적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권장하는 책 목록이 아니라,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책보다 조금 높은 수준의 것을 권장하되, 연령별 특성에 따라 관심과 흥미에 맞는 도서를 선택해 주면 즐거운 독서 경험을 쌓는 데 도움이 된다.
초등학교 1, 2학년은 책 속에서 환상과 꿈을 키우며 어휘력과 독해력이 자라나는 시기인 만큼, 짧고 쉬운 단편 동화나 상상력을 자극하는 환상 동화, 도덕적 가치관을 키워줄 수 있는 우화를 읽을 수 있도록 지도할 필요가 있다. 또래 친구들과 모여 노는 것을 즐기는 초등 3, 4학년에게는 즐거움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모험 이야기, 학교생활이나 우정을 다룬 창작 동화 등을 골라준다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사춘기에 접어드는 초등 5, 6학년의 경우 비슷한 상황을 중심으로 한 성장 소설을 읽으면 깊이 공감하기에 좋다. 지식과 논리력이 확장되는 시기인 것을 감안해 탐정·추리 소설도 권할 만 하다.
◇ 체험학습 통해 견문 확장… 전후 활동으로 효과 높여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란 말이 있듯, 스스로 경험을 하는 체험학습은 살아 있는 지식을 얻는 데 가장 효과적이다. 관심 있는 분야의 박물관이나 전시회 등을 찾아가 관찰하거나, 초청 강연에서 전문가 설명을 듣고, 국내외 곳곳을 여행하면서 해당 지역의 볼거리, 먹거리를 즐기는 등의 활동은 견문을 넓히는 데 효과적이다.
효과를 더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체험학습 과정에서 책 읽기를 기반으로 전후 활동을 면밀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 체험할 장소가 확정됐다면, 사전에 주제와 연관된 도서를 읽음으로써 학습의 질을 풍부하게 하고, 호기심을 키워 주는 것이다. 현장에서는 책을 읽으면서 궁금했던 점을 해소하며, 다녀와서는 연관된 추가 활동을 통해 체험한 내용을 더 오래 기억할 수 있도록 돕는 게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고흐 미술전에 가기로 했다면, 사전에 고흐의 일생이나 작품에 대해 설명하는 책을 읽고, 현장에서 고흐가 주로 무엇을 그렸는지, 책에서 본 작품 말고는 무엇이 있었는지 살펴본 뒤 집에 돌아와서는 고흐의 작품들 중 하나를 꼽아 ‘내가 생각하는 별이 빛나는 밤’을 그려 보는 식이다.
◇ 질문·글쓰기 통해 깊은 이해 가능
독서와 경험을 통해 배경지식을 쌓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깊이 있게 이해하고 이를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고자 한다면 ‘왜 그럴까?’라는 질문을 수시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왜?’라는 질문에 스스로 대답을 하는 방식을 거쳐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고 추가적인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다. 가령, 고흐에 대한 책을 읽고 고흐가 왜 화가가 됐는지, 왜 고흐가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됐는지, 왜 이런 그림을 그렸는지 등을 궁금해 하며 접근하는 것이다.
배경지식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또 하나의 방법은 바로 글쓰기다. 한 가지 주제를 정해 다양한 형식으로 글을 쓰는 활동은 자신이 갖고 있는 배경지식을 모두 활용할 수 있고, 표현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배경지식을 충분히 활용해 논리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전달할 수 있는 ‘생각하는 힘’을 갖도록 지도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
김성일 기자 ivemic@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