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알리는 입춘이 지난 지 어느덧 2주가 됐다. 기승을 부리던 추위도, 눈이 녹아 비가 된다는 두 번째 절기 우수(雨水)에 들어서자 그 위엄을 잊은 듯하다.
날씨도 평년 기온을 되찾아 찬 공기도 누그러져 봄기운이 돌고 초목도 싹이 튼다. 설 기간 무거워진 몸을 이끌고, 가족 또는 친구들과 함께 김포 평화누리길을 걸으며 다가오는 봄을 맞이하는 것은 어떨까.
한국관광공사는 걷기관광 활성화를 위해 분기별로 추천을 받아 매월 걷기 좋은 길을 선정하고 있다.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를 통해 걷기 길을 별도 취재하고 선정된 길을 집중적으로 홍보해 걷기 길과 연계된 관광지를 알리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3월의 걷기길‘에 ’평화누리길 2코스(조강철책길) 등 전국 8곳을 선정했다.
김포시의 대표적인 걷기 길인 평화누리길 3코스(한강철책길)가 한국관광공사 추천하는 올해 1월의 걷기 길로 선정된 데 이어 평화누리길 2코스(조강철책길)가 3월의 걷기 길로 잇따라 선정됐다.
이로써 염하강의 아름다운 풍경과 외세에 맞서 싸운 손돌목, 덕포진의 역사적 아픔이 녹아 있는 평화누리길 1코스(염하강철책길)가 지난해 1월 걷기 좋은 길로 선정된 후 김포 평화누리길 전 코스가 대한민국 대표적인 걷기 길로 지정됐다.
◼평화누리길 3코스(한강철책길) : 2018년 1월 이달의 걷기 좋은 길
김포 평화누리길 제 3번째 코스인 한강철책길은 애기봉 입구부터 전류리 포구까지 17㎞ 코스로서 김포평야가 펼쳐져 있고 철책 너머 한강이 흐르는 평화로운 구간이다.
이 코스는 분단의 아픔과 역사적 현실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동시에 한강의 양분을 머금은 김포평야의 아름다움도 간직한 김포의 대표적인 걷기 길이다.
시작 지점인 한강의 최북단 어촌인 전류리 포구는 계절별로 다양한 횟감을 맛볼 수 있고, 왕새우·전어축제 등 다양한 축제도 펼쳐진다.
사람도 새도 풍요롭게 하는 3코스 중간지점인 후평리 평야로 들어서면 천연기념물 제203호로 지정된 재두루미를 비롯한 여러 종의 철새들을 만날 수 있다.
종착지인 애기봉 정상에 오르면 북한의 생활을 볼 수 있는 '쌍마고지' '선전용 위장마을' 등을 볼 수 있다.
관광지 및 즐길 거리도 다양하다. 이북의 풍경을 가장 생생히 느낄 수 있는 국내 최대의 안보 관광지인 ‘애기봉’이 전망대와 전시관, 편의시설을 갖춘 평화생태공원으로 새단장 중이다. 가족 나들이 코스로 제격인 태산 패밀리파크는 도자기, 물컵, 다양한 액세서리 등을 만들 수 있는 각종 체험활동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희귀한 야생식물이 심겨진 야생초화원, 물놀이장도 갖추고 있어 월 5000여 명 이상이 찾는 대표적인 관광지이다.
무엇보다도 평화누리길 3코스 한강철책길은 걷기길과 자전거길이 나란히 조성되어 걷기와 자전거를 모두 즐길 수 있다. 특히 한강과 맞닿아 김포평야와 후평리 철새도래지를 바라보며 달릴 수 있는 철책길은 김포의 대표적인 걷기 길이자 자전거길이기도 하다.
◼평화누리길 2코스(조강철책길) : 2018년 3월 이달의 걷기 좋은 길
평화누리길 2코스인 조강철책길은 우리 민족의 전쟁사와 슬픔을 보듬고 있는 길로 남과 북이 맞닿은 민간인 통제구역이 있으며 바다와 강물이, 산과 들녘이, 저수지와 평야가 서로 맞닿은 길이다.
걷기 길로는 북한과 가장 가까운 구간이어서 조강리 일대를 지나가는 일부 지역에서는 조강 너머 북한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대한민국 유일의 한강하구 중립지역인 김포의 특성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길이자 남과 북을 모두 품은 평화와 화합의 길이다.
출발지인 문수산성은 과거 강화 갑곶진과 마주 보며 수로를 지키던 요새였다. 1866년 병인양요 때 외세의 침략에 맞서 격전을 치렀던 곳으로, 정상에 오르면 산 아래에 염하강과 한강물이 유유히 흐르고 맑은 날 강 건너엔 손에 닿을 듯 북한 개성의 송악산까지 볼 수 있어 산행과 더불어 다른 산에서 볼 수 없는 산수의 어울림과 분단역사의 현장에서 깊은 감동을 느낄 수 있다.
평화와 화합의 길 특성에 알맞은 관광지도 볼거리다. 예술작품과 휴양림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세계 유일의 자연 예술 공간인 ‘김포국제조각공원’에는 세계적 조각작가 30인의 작품 속에 평화와 통일을 기원하는 시민의 염원이 깃들여 있다.
김포=권오준 기자 goj555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