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포착] 끊이지 않는 군 총기사고

[키워드포착] 끊이지 않는 군 총기사고

기사승인 2018-02-26 16:32:27

김민희 아나운서 ▶ 키워드 포착. 오늘도 심유철 기자 나와 있습니다. 심유철 기자, 안녕하세요.

심유철 기자 ▷ 네. 안녕하세요. 키워드 포착의 심유철 기자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심기자, 오늘 제시할 키워드는 무엇인가요?

심유철 기자 ▷ 오늘 제가 제시할 키워드는, 군 총기사고 입니다. 준비된 영상 먼저 보시죠. 

김민희 아나운서 ▶ 네. 군에서 총기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대책을 쏟아내고, 재발 방지를 다짐하지만, 끔찍한 사고는 어김없이 되풀이 되고 있습니다. 젊은 청년들은 군에 가는 것을 자랑스러워하기는커녕, 어떻게든 가지 않으려 꼼수를 쓰고, 자식을 군에 보낸 많은 부모들은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는데요. 심기자, 앞서 영상에서도 나왔지만, 군 총기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어요. 대표적인 사건 몇 가지 짚어보죠. 먼저, 가장 최근에 일어난 철원 총기 사고가 있죠?

심유철 기자 ▷ 네. 저희 기획취재팀이 직접 취재했고, 또 제가 키워드 포착을 통해 자세히 전해드린 내용이기도 한데요. 강원도 철원에 있는 육군 부대 소속 병사가 진지공사를 마치고 부대복귀 중 총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진 사건입니다. 초반에는 원인불상의 총상이라고 발표되었고, 군은 총에서 발사된 탄환이 장애물에 부딪혀 원래의 경로를 벗어난 도비탄으로 발표했는데요. 그 후 이뤄진 특별 재조사 후 도비탄이 아닌 조준한 곳에 맞지 않고 빗나간 탄환인 유탄으로 밝혀졌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그러면서 국방부의 책임 회피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는데요. 충분히 미리 막을 수 있었던 사고라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어요. 그리고 그 전에는 부대 내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벌어진 적도 있었어요. 대표적인 사건 중 하나가 바로 김 일병 총기 난사 사건이 아닐까 싶네요.

심유철 기자 ▷ 그렇습니다. 2005년 6월 19일 새벽, 경기 연천구 비무장지대 내 최전방 초소인 530GP에서 벌어진 사건인데요. 김 모 일병이 내무실에 수류탄 1발을 던지고 기관총 44발을 난사, 장병 8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을 입은 사건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워낙 충격적인 사건이라 많은 국민들 머릿속에 남아있는 일이기도 한데요. 워낙 피해자가 많은 사건이라, 김 일병은 재판을 통해 사형을 선고 받았었죠?

심유철 기자 ▷ 네. 사형이 확정된 김 일병은 현재 국군 교도소에서 12년째 수감 중입니다. 당시 국방부는 내성적인 김 일병이 선임병들의 괴롭힘에 시달리다 범행을 저질렀다고 결론 내렸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 우리나라는 현재 사형이 집행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아직까지 수감생활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이 사건의 경우, 특이한 점이 있어요. 바로 북한과 연관된 루머가 많았다는 건데요. 실제로 사건 발생 당시에는, 그 상황이 북한군의 공격인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었어요.

심유철 기자 ▷ 맞습니다. 사건 발생 후 일부 유족들과 시민단체는 북한군의 소행을 남북관계를 위해 조작, 은폐했다며 계속해서 국방부에 민원을 제기했고요. 또 시신을 검안했던 군의관을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는데요. 얼마 전, 한 매체에 따르면 최근 검찰이 직접 교도소 방문 조사를 통해 김 씨와 대면했고, 김 씨는 자신이 저지른 사건이 맞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검찰 관계자는 진술을 비롯한 재조사에서 북한 소행설은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일명 김 일병 사건 후 군대 부적응자 문제와 인권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는데요. 그 내용에 대해서는 잠시 후 알아보기로 하고요. 다른 총기 사건도 짚어볼게요. 심기자, 또 어떤 사건이 있었나요?

심유철 기자 ▷ 앞서 영상에서도 보신 것처럼, 지난 2014년 6월 GOP에서 경계근무 중이던 임 모 병장이 동료 병사들에게 K-2 소총 10여 발을 난사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 사건으로 5명의 사망자와 7명의 부상자가 나왔고요. 앞 사건의 김 일병과 마찬가지로 임 병장은 사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리고 임 병장은 사건을 저지른 후, 탈영까지 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었어요.

심유철 기자 ▷ 네. 동료 병사들을 향해 수류탄을 던진 뒤 도망가는 동료를 향해 총기를 난사한 것도 모자라, 이후 사고 K2 소총과 수류탄을 지닌 채 무장 탈영 했는데요. 군 병력에 포위 돼 바로 체포됐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김 일병의 경우, 선임 병들의 괴롭힘에 시달리다가 총기 사건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는데요. 임 병장도 마찬가지로 진술했었죠?

심유철 기자 ▷ 네. 임 병장은 기소된 후, 부대에서 집단 따돌림을 당한 분노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정상 참작을 호소하기도 했는데요. 1심과 2심 모두 임 병장의 범행이 극악하다며 사형을 선고했습니다. 임 병장은 구형이 무겁다며 마지막 상고심인 대법원까지 갔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 네. 국민들에게 그 일은 절대 용서받을 수 없는 사건으로 기억되고 있는데요. 사실 이런 총기 사건은 현역 군인들 사이에서만 일어난 게 아니에요. 예비군 훈련 중에도 일어난 적이 있었죠? 그 내용도 전해주세요.

심유철 기자 ▷ 네. 지난 2015년 5월 13일에는 서울 서초구 내곡동에 위치한 강동, 송파 예비군 훈련장에서 총기사건이 발생했는데요. 동원훈련 영점사격 중 예비군 최 모 씨가 갑자기 뒤로 돌아선 후 다른 예비군들을 한발 한발 조준해 사격한 뒤, 스스로 총을 쏴서 목숨을 끊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알아본 것처럼, 사격장 근처와 군부대, 예비군 훈련장 등 모두 총기 사용이 허가된 곳에서 반복적으로 사고가 발생하고 있는데요. 다른 곳보다, 유난히 전방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 같아요. 심기자, 거기에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심유철 기자 ▷ 정확하게 밝혀진 바가 있는 건 아닌데요. 다만, 일각에서는 최전방인 철원 지역의 GOP 근무 특성상, 병사들이 고립된 상태에서 작전을 수행하다보니 스트레스를 해소할 방법이 없어 사고가 일어난다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소지한 총기를 최후의 문제 해결 수단으로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죠. 

김민희 아나운서 ▶ 네. 그런 지리적 특성도 영향을 줄 수 있겠지만, 어쨌든, 군의 총기 및 장병 관리가 소홀하다는 지적은 피해갈 수가 없어요. 언제든 같은 사건이 또 발생할 수도 있는 거잖아요

심유철 기자 ▷ 맞습니다. 기획취재팀이 취재한 바에 의하면, 이번 철원 총기 사고만 봐도, 사고가 발생한 강원 철원군 6사단 77포병대대 개인화기 자동화사격장은 가이드라인과 달리 주위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채 지어졌고요. 쿠키뉴스가 입수한 육군 표준훈련장 설치 지침에 따르면, 해당 사격장은 엉터리 사격장이자, 죽음의 사격장이었습니다. 그러니 예정된 사고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죠.

김민희 아나운서 ▶ 그렇게 사격장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군 뿐 아니라 근처에 살고 있는 민간인의 안전도 보장할 수 없는 거 아닌가요?

심유철 기자 ▷ 네. 실제로 얼마 전, 화성의 한 군부대에서 4㎞나 떨어진 공장에서 군용 오발탄이 날아와 유리창을 깨는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한 플라스틱 사출공장 내 초음파 세척실 외부 창문을 MG50 기관총 탄알이 관통한 건데요. 다행히 근로자들이 자리를 비운 상태여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창문 유리가 파손됐고요. 특히 창문을 깬 총알은 MG50 기관총 탄알이었습니다. MG50 기관총은 장갑차와 전차 등을 격파할 수 있는 구경 12.7㎜로 최대 사거리는 6.8㎞에 이르는 등, 공장에 날아든 탄알이 장갑차까지 격파할 수 있는 중기관총 탄알로 확인된 것이죠.

김민희 아나운서 ▶ 다행히 그 자리에는 없었지만, 사건 당시 공장에는 많은 직원들이 일하고 있었고, 중기관총 탄알이라는 점에서 더 불안할 것 같은데요. 심기자, 군 사격장 안전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봐야 할까요?

심유철 기자 ▷ 네. 철원 사격장 사고를 계기로 실시된 국방부의 전 군 사격장 일제 안전점검 전수조사 결과를 보면 알 수 있는데요. 전 군 사격장 1523곳 중 약 20%인 298곳의 사격장이 안전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다섯 곳의 사격장 중 한 곳은 안전하지 않다는 거네요?

심유철 기자 ▷ 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조배숙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전 군 사격장 1523개소 안전점검 결과 자료에 따르면, 전 군의 사격장 1523개소 중 안전 판정을 받은 사격장은 1225개소였고요. 조건부 안전은 241개소, 불안전 판정을 받은 사격장은 57개소였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조건부 안전을 받은 곳과 불안전 판정을 받은 곳 모두 안전하지 않은 거죠?

심유철 기자 ▷ 그렇습니다. 조건부 안전은 예산을 투입해야 불안전 해소가 가능하고, 불안전은 예산을 투입해도 불안전이 해소되기 어려워 폐쇄를 검토하는 경우로, 사실상 두 등급 모두 현재 불안전함을 뜻하는 겁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우리 장병들이 훈련하는 군 사격장의 약 20%가 안전하지 못한 상태라는 점에서, 추가 사고의 가능성이 우려되는데요. 강원도 철원 총기 사망사고로 군 사격장에 대한 안전관리 부실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는 가운데, 이런 사건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세워야 할 것 같아요.  

심유철 기자 ▷ 국방부가 사후약방문격으로, 뒤늦게 안전대책을 내놓기는 했습니다. 일단 철원에서 사고가 난 사격장에 대해서는 즉각 사용중지를 조치했고, 또 사격장 안전관리 인증제, 사격장관리관 및 사격훈련통제관 자격 인증제, 사격통제매뉴얼 등 실효성 있는 안전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아직 얼마 지나지는 않았지만,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심유철 기자 ▷ 그래서 저희 쿠키뉴스 기획취재팀이 사격장을 찾아가 봤고요. 취재진은 사격장으로 향하는 길목에 다양한 안전장치들이 설치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조치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점인데요. 보다 본질적인 사격장 자체에 대한 안전대책은 현재까지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사격장 안전 관리 대책과 더불어 부실한 총기 관리 역시 문제에요. 군에서 사용되는 총탄이 외부로 유출된 적도 있었잖아요.

심유철 기자 ▷ 네. 작년에는 한 청년이 청주시 청원구 청주공항에서 M60 실탄 1발을 웃옷 왼쪽 주머니에 넣고 제주행 비행기에 탑승하려다가, 보안 검색대 금속 탐지기에 적발된 적이 있었는데요. 총포도검화약류 안전관리법 위반으로 불구속 기소된 그에 따르면, 비무장지대 소초장에서 근무 당시 땅 바닥에서 실탄을 주워 보관하다가, 전역하면서 기념으로 가지고 나왔다고 진술했습니다. 군에서 얼마나 총기관리가 안 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표적인 사건이죠.

김민희 아나운서 ▶ 네. 그리고 부실한 총기관리와 더불어, 군 내 인권문제도 지적되고 있어요. 총기난사 사건을 벌이고 사형을 선고받아 복역 중인 김 일병의 경우도 복무 부적응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했을 만큼, 그 부분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잖아요.

심유철 기자 ▷ 맞습니다. 김 일병의 경우, 내성적 성격과 원만치 못한 동료관계 등 개인적 측면의 문제와 일부 선임 병의 욕설과 질책이 상호작용해 발생했다고 볼 수 있고요. 또 임 병장 역시 학창시절 따돌림을 당한 경험이 있고, 인격 장애 증상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관심병사로 지목돼 관리를 받았지만, 군부대 내 고질적인 폭력과 왕따 문제를 이겨내지 못한 겁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 후 군은 대대적인 병영 문화 개선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듭되고 있다는 점이 문제인 것 같아요.

심유철 기자 ▷ 네. 그 원인으로 기수열외가 거론되기도 했는데요. 기수열외는 부대원들 사이에서 적응하지 못하는 사병을 지목해 선임 병을 비롯해 후임 병까지 무차별 폭언을 하거나 따돌리는 등 악습을 의미하는 것으로, 군 조직의 부패한 군기 문화, 왕따 문제에 대한 개선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 기수열외 같은 경우도 예전보다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는 게 사실이잖아요. 

심유철 기자 ▷ 네. 실제로 그렇습니다. 그래서 얼마 전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폐쇄적인 병영 문화 개선을 강조했고요. 국방부가 이등병부터 대장까지 내가 주인이 되는 군대문화 정착 작업을 통해 병영 악습을 없애겠다는 보고한 바 있기도 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하지만 우리 군은 총기 문제 뿐 아니라, 방산비리와 같은 큰 문제도 반복하고 있잖아요. 이미 너무나 많은 국민들이 군에 실망을 했기 때문에 정말 제대로 된 혁신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땅에 떨어진 신뢰를 회복시키기 어려울 텐데요. 군이 받고 있는 또 하나의 의심이 바로 은폐와 축소 시도에요. 과거 임 병장 총기 사건만 봐도, 군 당국의 은폐와 축소 시도에 대한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죠?

심유철 기자 ▷ 맞습니다. 이런 일이 계속 재발되는 것은 열악한 근무환경 개선. 또 문제를 인지했을 경우 제대로 된 조치를 하는 것이 아니라 고의적인 은폐 시도와 지휘라인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 등, 여러 원인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군 인권센터도 오직 여론 악화와 통제를 위한 내용에만 토의가 이뤄졌다고 지적하기도 했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 결국 군대라는 특수성에 가려진 문제들이 너무나도 많다는 건데요. 총기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다른 문제 해결을 위해서라도, 군에 대한 신뢰는 반드시 회복되어야 해요.

심유철 기자 ▷ 네. 군대 내 위계질서를 악용한 범죄는 군 내부 갈등을 유발해 군의 전력을 저해하고 군에 대한 국민 신뢰를 떨어뜨리기 때문에, 군내 가혹행위를 근절해야 하고요. 사건을 둘러싼 은폐와 축소 시도 역시 없어져야 합니다. 결국, 군은 전반적인 개선이 필요한 때라고 볼 수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대한민국 남자는 병역의 의무를 지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 군 복무를 하는데요. 그 군이 안전하지 않다면, 또 국민들이 신뢰하지 않는다면, 누구든, 언제든 군 복무를 거부하게 되겠죠. 또 그에 타당한 근거 역시 들 수 있을 테고요. 총기 사고 역시 반복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군. 이제는 정말 달라져야 하겠습니다. 키워드 포착 마칩니다. 지금까지 심유철 기자였습니다.

심유철 기자 ▷ 네. 고맙습니다.

심유철 기자 tladbcjf@kukinews.com

심유철 기자
tladbcjf@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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