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비서 성폭행 의혹을 받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나흘만인 9일 검찰에 모습을 드러냈다.
안 전 지사는 이날 오후 5시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검에 자진출석하면서 “국민·도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안 전 지사는 또 “내 아내와 아이들, 가족에게 너무 미안하다”며 “검찰 조사에서 성실히 수사를 받겠다”고 했다. 이어 그는 “국민 여러분이 저에게 주신 많은 사랑과 격려, 정말 죄송하다”는 말을 끝으로 기자들 질문에 답하지 않고 검찰청사로 들어갔다.
안 전 지사는 지난해 6월부터 8개월간 4차례에 걸쳐 비서 김지은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검찰에 고소됐다. 안 전 지사는 자신이 설립한 싱크탱크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여직원을 1년 이상 수차례 성폭행·성추행했다는 의혹도 추가로 받는다.
김씨가 방송을 통해 성폭행 사실을 공개한 뒤 안 전 지사는 자취를 감췄다. 이후 8일 오후 3시 충남도청에서 자신의 성폭행 의혹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그러나 회견 2시간 전 “검찰에 출석해 수사에 성실하게 협조하는 게 우선”이라며 돌연 일정을 취소했다.
안 전 지사는 회견을 취소하면서 “검찰은 한시라도 빨리 나를 소환해달라”고 전했다. 그는 신형철 전 충남지사 비서실장을 통해 전격적으로 자진출석 의사를 언론에 밝힌 뒤 검찰에 나왔다.
검찰은 안 전 지사를 상대로 고소가 접수된 성폭행 의혹과 관련, 사실관계와 경위, 당사자 입장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심유철 기자 tladbcjf@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