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주택시장에서 집값 상승의 중심에는 '서울'이 있다. 서울은 전국 집값 오름세를 견인하며 상승폭의 차이만 있을 뿐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앞으로도 전국의 집값이 다 떨어져도 서울의 경우 떨어지지 않고 계속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 어느 민간기관이나 전문가들도 서울 집값이 폭락 할 것이라고 예측 하는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그렇다면 서울 집값이 왜 계속 오르는 걸까. 앞으로도 서울만큼은 오를 것이라는 믿음과 전망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더나아가 서울 집값을 안정화시켜 서민 주거 안정을 실현할 방법은 없는 것일까.
일단 정부는 서울 강남 일대 집값 급등의 원인을 수급 문제가 아닌 '투기' 때문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특히 강남, 재건축 시장을 가장 중요한 부동산 투기지역으로 정해, 전쟁을 선포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안전진단 강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와 보유세 인상을 통해 미실현 이익에도 분담금과 세금을 추징하겠다고 엄포 중이다.
하지만 정부의 강한 규제에도 시장은 잠시 주춤했을 뿐 아파트 가격은 다시 오르기를 반복하고 있다.
정부의 규제는 단기적으로 거래를 단절시켜 시장을 잡는 효과가 나타날 수는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가격을 급등시키는 부메랑으로 되돌아 올 수밖에 없다. 정부는 최근 집값 급등이 투기수요 때문에서지 공급 문제와는 연관성이 없다며 선을 그었지만, 수급에 대한 근원적인 고민이 없어 보인다.
수요보다 공급이 많으면 가격은 떨어지고, 반대로 공급보다 수요가 많다면 가격이 오르는 경제원리의 기본 원칙을 정부가 무시하고 있는 격이다.
서울은 양질의 인프라와 교육 시설 등이 갖춰져 있어 '새 집'에 대한 높은 도시다. 서울 신규 아파트와 분양권에 사람이 몰리는 이유는 수요가 많다는 증거다. 반면 공급은 늘 턱없이 부족하다. 서울은 예전처럼 대규모 택지를 통해 공급을 무조건 늘리는 것은 현재 집을 지을 땅도 없고 인구구조상 어렵다. 재건축이 공급을 늘리는 유일한 수단이지만, 이 마저도 여의치 않다.
서울 외곽지역을 중심으로한 택지지구에 분양물량이 나오고 있으나 이 또한 부족하긴 마찬가지다. 수도권내 택지개발도 이미 많이 이뤄진 상황이고, 과거 택지지구로 나왔던 인구가 다시 고급인프라를 갖춘 서울지역으로 이동하는 현상도 보이고 있다.
결국 서울은 넘쳐나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수급불균형'이 지속되고 있다. 수급불균형은 곧 집값폭등으로 이어진다. 때문에 이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집값 안정화를 기대하긴 어렵다. 정부는 이제부터라도 수급에 대한 근원적인 고민과 현실적인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이연진 기자 lyj@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