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확장 대신 ‘내실’… 본연 사업 모델 충실

제주항공, 확장 대신 ‘내실’… 본연 사업 모델 충실

기사승인 2018-03-30 05:00:00

이석주 제주항공 대표가 저비용항공사(LCC) 본연의 사업 모델에 충실할 뜻을 밝혔다. 출범 13년을 맞이한 제주항공은 기재 다변화나 인수합병(M&A) 등을 배제하고, 내실 경영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애경그룹 지주회사인 AK홀딩스가 지분(56.94%)을 가진 제주항공은 LCC중에서는 처음으로 지난해 영업이익 1000억원을 넘었다. 지난해 매출 9963억원, 영업이익 1013억원, 당기순이익 77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각각 33.3%, 74%, 45.5%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1020억원 규모다. 단기금융상품(2470억원)까지 포함하면 3490억 원이다. 부채비율 142%로 재무지표도 좋은 편이다.

◇ ‘낮은 운임’ LCC 고유 특성 그대로

이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비용 대비 효율성을 바탕으로 낮은 운임을 통해 고객에게 더 많은 여행의 기회를 제공하는 LCC 고유의 특성을 그대로 가지고 갈 것”이라며 경영 전략을 밝혔다.

일부 LCC 경쟁사들이 최근 중대형 기재 도입을 통한 중장거리 노선 개발에 눈을 돌리고 있는 가운데, LCC 1위 제주항공은 LCC 본연의 중단거리 노선에 집중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기존 단거리 노선을 대체할 장거리 노선 취항 계획을 묻는 말에 “해외 항공사를 보면 3년간 10여곳이 장거리 LCC 내걸로 기재 다변화를 실험했지만 성공한 LCC사업모델은 없다”며 “현재 운영하는 보잉 737-800 기종 유지 방침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대신 “큰 비행기로 한 번 운항할 것을 작은 비행기로 자주 띄우는 등 ‘네트워크 밀도’를 높여 고객 만족도를 높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기단은 제조사에서 자연스레 진화한다. 그에 맞춰 우리도 원가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기단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할 것”이라며 “다음 단계로 우리는 보잉 737 맥스의 도입을 진중하게 검토 중이다.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 도입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 제주항공은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등 중거리 노선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보잉 737 맥스는 기존 737시리즈의 개량향으로 저비용항공사(LCC) 수요에 대응해 내놓은 중단거리용 기종이다. 기존 737-800과 항공기 크기는 같지만, 좌석 수와 항속거리(이륙부터 연료를 전부 사용할 때까지 비행거리)를 늘린 것이 특징이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 노선은 “현지 방문 후 해빙무드가 조성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중국 노선 재운항을 시사했다. 실제로 제주항공은 내달 초 인천~ 옌타이 노선을 주 7회 일정으로 신규 취항한다. 산둥성은 우리나라 4100여개 기업이 진출해 있는 만큼 기업우대 서비스 등을 통해 수요를 이끌어낸다는 전략이다.

한편 제주항공은 32대를 비행기를 운용해 6개의 국내선 등 37개 도시 47개의 국제선에 취항하고 있다. 회사 측은 연내 중국과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신규 노선을 계속 늘려 50개 안팎의 노선에 정기편을 띄운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 특별한 부가 서비스… 경쟁사 차별화

부가 서비스로 다른 5개 LCC와 브랜드 차별화 전략을 강화할 전망이다.

기존에 선보이고 있는 기내 게임, 마술, 승무원 화장 따라잡기 등을 선보이는 ‘펀(FUN) 서비스’와 ‘트래블 라운지’와 함께 수하물 서비스까지 강화해 고객들의 여행의 재미와 편의를 높일 전망이다.

제주항공은 지난 2012년 국내 LCC업계 최초로 ‘트래블 라운지’를 선보였다. 국내 항공업계 최초로 탑승을 기다리는 공간으로서의 라운지가 아닌 여행자에게 필요한 정보와 상품을 제공하는 기능의 자유여행라운지를 괌에 개설했다. 현재 괌, 사이판, 베트남 다낭, 필리핀 세부,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등 해외 현지 도시마다 5개의 오프라인 라운지와 4개의 온라인 라운지를 운영 중이다.

또한 내달부터는 좌석요금제 ‘페어패밀리 제도’를 운영한다. 수화물 유무, 중량 등에 따라 저렴하게 항공료를 지불할 수 있는 제도다. 휴대폰 앱 또는 웹에서 사용이 요금 취사선택이 가능하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해당 좌석의 가격은 기존 ‘찜 특가(무료로 맡기는 수하물 없이 기내 무료수하물만 들고 가는 조건의 특가항공권)’보다는 비싸지만, 일반 항공요금보다는 10% 이상 저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LCC 수익성 유지비결의 하나는 ‘충성고객’의 확보”라면서 “저비용항공사(LCC) 들의 고객 서비스와 사업모델이 유사해져가고 있는 상황에서 운임의 압박이 있겠지만 곳곳에 있는 고객들의 불편을 제거하고 차별화된 포인트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신사업… 안전까지 챙긴다

제주항공은 지난 9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와 손잡고 신사업 발굴에 나섰다. KAI와 LCC업계가 신사업 발굴을 위해 전략적인 협력을 약속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주항공은 한국항공우주산업의 MRO(항공정비)에 참여하게 된다. 항공정비(MRO)는 항공기의 안전 운항과 성능 향상 지원을 위한 정비(Maintenance), 수리(Repair), 분해점검(Overhaul)과 성능개량 및 개조 등을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제주항공은 운항사업 성장에 따른 항공기 정비 효율화와 조종사 적기 양성에 기여할 수 있는 훈련체계 확보는 물론 KAI의 완제기 수출과 연계한 운항노선 개발 등 추가 사업화도 꾀한다.

또한 양사 간 향후 미래 주도산업인 자율비행 및 항공전자 분야에서도 신사업 발굴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지난 2월 제주항공은 지상조업 자회사 JAS를 출범했다. JAS를 통해 향후 우리나라에 취항하는 외국항공사와 전세기 조업과 화물 조업 등으로 사업 범위를 확장해나간다는 계획이다.

JAS는 제주항공과 외항사를 대상으로 여객부문 카운터 발권 수속 서비스, 램프부문 수하물 서비스, 화물 조업 서비스, 전세기 조업 서비스 등을 수행한다.

JAS를 통해 제주항공 표준운영 절차에 맞는 자체적인 조업서비스를 운영하고 항공기의 안정적인 운항환경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또 신속한 비정상상황 대응과 승객처리, 정시성 향상 등 항공운송과 관련된 고객서비스 품질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저비용항공사 중 올해 가장 공격적인 기재 확충(8대 순증)으로 국제선은 전년 대비 21.6% 증가하고 특히 일본 노선에서 강점이 돋보일 것”이고 “지난해 국내선에서도 김포-제주 노선 점유율 1위 자리를 차지하는 등 경쟁력이 강화돼 제주항공의 1등 프리미엄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혜 기자 hey33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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