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증 만성질환이나 치료 이력이 있는 유병력자도 가입할 수 있는 실손의료보험이 2일 출시됐다. 하지만 보험업계는 유병력자 실손보험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의 밀어붙이기식 행정에 대한 불만을 제기했다.
◇정책성 보험 실패 전처 밟을 것
우선 보험업계는 유병력자 실손의료보험이 금융당국이 정책성 보험 실패 사례를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일례로 지난 2014년 정책성 보험으로 노후실손보험이 출시됐지만 출시 3년간 가입자는 3만명이 채 되지 않았다. 손해율도 140%에 달해, 실패한 보험으로 꼽히고 있다.
최근 출시된 민간 보험과 비교하면 정책성 보험의 실패는 눈에 띄게 드러난다. 예컨대 지난달 출시한 삼성생명 ‘치아보험’은 출시 첫날 2만5000여건 팔렸다.
◇설계사, 판매 나서지 않을 것
특히 4월부터는 일반 실손보험에 사망 등 특약을 넣는 일명 ‘끼워팔기’가 금지됐다. 이는 유병력자 실손보험에 적용된다.
특약없이 실손만 판매할 경우 설계사들이 받은 수당은 건당 10만원 미만으로 알려졌다. 특약을 끼워팔 때보다 수당이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에 설계사들의 판매 의욕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업계는 주장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유병력자 실손보험은 회사입장에서 팔면 팔수록 손해라며 실손보험은 자체가 손해율이 높다”며 “설계사 역시 낮은 수수료로 보험 가입을 권유 하지 않아 판매량이 자연스럽게 낮아질 것”라고 말했다.
◇간편실손과 다를 바 없어
일각에서는 유병력자 실손보험과 유사한 ‘간편심사보험’이 판매되고 있어 새로운 상품에 대한 호응도도 크게 높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또다른 보험업권 관계자는 “유병력자가 가입할 수 있는 간편심사보험이 판매되고 있는데 굳이 유병력자 실손보험을 출시한다고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고 지적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유병력자 실손보험은 금융당국의 탁상행정에서 나온 정책성 보험상품”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간편심사보험은 정액제 보험으로 보험약관에 정해진 보장범위에서만 가능하다. 하지만 유병력자 실손보험은 질병이나 상해로 인해 입원하거나 치료를 받은 경우에 보상하는 것으로 포괄적 의료보험으로 고객들의 니즈가 많이 있었다”고 밝혔다.
조진수 기자 rokmc43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