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수익 악화를 이유로 제1터미널에 갖고 있던 4개 사업권 중 주류·담배 매장인 DF3을 제외한 3개를 반납했다. 이에 따라 인천공항 측은 롯데의 120일간의 의무영업 기간이 종료되는 7월 7일 전에 후속 사업자를 선정해야 한다. 

인천공항공사는 롯데가 반납한 향수·화장품(DF1)매장과 피혁·패션(DF5), 탑승동(DF8) 매장 등 총 3곳에 대한 재입찰을 붙일 계획이다.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확정되지 않았다.

롯데면세점은 과거 중국인 관광객 특수를 누리던 시기에 2015년 9월부터 2020년 8월까지 업황에 관계없이 총 4조1000억원의 임대료를 인천공항공사에 납부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했었다. 하지만 지난해 3월부터 사드로 인한 보복조치가 내려지며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기면서 큰 폭의 적자에 시달리며 면세사업권 반납이라는 결단을 한 바 있다. 

면세 사업자들은 벌써부터 인천공항공사가 입찰 시 내밀 조건에 주목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의 임대료가 과도했다는 점에서 재입찰 시 임대료 조정이 될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있다. 사업자들은 정해진 임대료를 내는 최소보장액 대신 각사별 매출에 연동하여 수익의 일정 부분을 임대료로 내는 영업요율 방식을 원하고 있지만 그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이번 재입찰을 앞두고 면세점 사업자들은 그동안 줄다리기를 벌여 왔던 인천공항공사와의 임대료 싸움을 조기 종료하기도 했다. 

특히 신라면세점은 이번 재입찰을 앞두고 인천공항공사와의 27.9% 임대료 인하안을 전격적으로 받아들였다. 신세계면세점도 뒤이어 인하안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인천공항공사는 앞서 항공기 재배치 등으로 고객이 감소한 것을 감안해 27.9%의 일괄 인하 후 6개월마다 실제 이용객 감소분을 반영해 정산하는 방식을 면세점들에게 제안했다. 그러나 신라와 신세계면세점, 중소중견면세점 4곳 등 면세점업계는 30% 이상 인하안을 요구하며 맞서왔다. 

그러자 인천공항공사는 30%의 인하율을 우선 적용한 뒤 지난해보다 매출이 얼마나 줄었는지를 따져서 돌려주는 방식의 새로운 인하안을 제시했었다. 면세업계는 실익을 따져본 후 공항공사가 첫번째로 내놓은 안을 선택했다. 

지난달 30일 중국 정부 고위 관계자인 양제츠 외교담당 정치국 의원이 한국관광 금지 조치를 풀 것을 시사하며 훈풍이 불고 있는 것도 임대료 조기 협상에 영향을 줬다. 중국 관광객이 다시 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면세점들이 임대료 줄다리기를 마무리하고 입찰 준비로 들어가며 벌써부터 입찰 흥행이 점쳐지는 모양새다. 

입찰에 대해 신라, 신세계는 물론 한화, 두산 등의 사업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롯데도 조건에 따라 참여를 검토해볼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인천공항공사의 조건을 살펴보고 입찰에 응할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구현화 기자ku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