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부터 운행을 시작한 경남 사천시의 사천바다케이블카가 일시적으로 수 차례 멈춰 승객들이 불안에 떨었다.
사천바다케이블카 탑승객과 케이블카 운영사인 사천시시설관리공단에 따르면 16일 오후 1시 25분부터 35분 사이 사천바다케이블카가 세 차례 운행을 멈췄다.
두 번의 멈춤 시간은 1분 내외였으며, 한 번은 2분 정도 운행이 중단됐다.
이 때문에 캐빈에 타고 있던 승객들은 영문도 모른 채 공중에 매달려 있어야 했고, 119에 신고를 한 승객도 있어 구조소방차가 출동했다.
탑승객 A씨는 “각산 정상에서 내려오는 도중에 세 번이나 케이블카가 멈췄지만 안내방송이 없었다”며 “다른 지역에서 케이블카를 탔을 때는 이런 경우가 없어 공포감을 느꼈고, 일행 중 한 명은 케이블카에서 내린 후에도 어지러움 때문에 힘들어 하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사천시에 왜 멈췄는지 문의했지만 제대로 된 답변을 받지 못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사천시시설관리공단은 이날 케이블카 멈춤 현상은 사고가 아니라 정상적인 조치 때문이라고 밝혔다.
공단 케이블카 운영팀장은 “당시 노인 단체 관광객들이 많이 왔는데 연로하다보니 움직이는 케이블카에 탑승하기가 어려워 직원들이 수동으로 케이블카를 멈췄다”며 “멈춤 현상이 5분 이상이면 안내방송을 하는데 이런 경우는 방송을 하면 오히려 승객들이 불안해 할까봐 방송을 하지 않았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반면 통영 미륵산케이블카를 운영하는 통영관광개발공사 관계자는 “우리도 가끔 이런 경우가 있는데 10초를 멈추더라도 일단 멈춤 현상이 발생하면 상황을 설명하는 안내방송을 한다”고 말했다.
공단 케이블카 운영팀장은 승객 불안 해소를 위한 조치로 “비상상황이 발생했을 때 캐빈에 있는 승객이 운영팀에 연락할 수 있는 자동응답시스템을 아직 갖추지 못했다”며 “승객들의 오해가 없도록 빠른 시일 내에 설비를 마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정으로 사천바다케이블카 탑승객들은 앞으로도 ‘수동 멈춤’ 현상이 발생할 경우 상황을 몰라 불안에 떨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598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사천바다케이블카는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바다와 산을 잇고 있으며, 2422m구간을 운행한다. 캐빈 45대 중 15대는 바닥이 투명한 강화유리(크리스탈)로 제작됐다.
사천=이영호 기자 hoh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