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여론조작을 하다가 구속된 김모씨의 온라인상 필명 ‘드루킹’으로 워크래프트가 재조명되고 있다.
전날 바른미래당이 공개한 대외비에 따르면 드루킹은 2012년 대선과 2017년 대선에서 안철수 후보를 비판하는 글을 집중적으로 올렸다. 특히 2017년에는 민주당 대선캠프가 하위 조직들에 안 후보를 비판하는 글을 올리도록 지시했다.
이에 대해 야권은 철저한 검찰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바른미래당 안철수 서울시장 예비후보는 ‘불법 여론조작게이트’로 규명하고 “즉각적으로 특검을 임명하고 국정조사를 실시해야 하고 청와대와 여당도 여기에 응해야 한다. 국회 차원의 특별 청문회를 열어 드루킹이 자신의 목소리로 사건 경위를 밝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SNS를 통해 “특검으로 가야 진실을 밝힌다. 정권의 정통성·정당성과도 연결될 수 있는 이 사건은 모든 국회 일정을 걸고서라도 국민 앞에 명명백백히 밝히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당은 ‘우리도 피해자’라는 입장이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드루킹이 운영한 카페 회원 인터뷰를 보면 사이비 교주 같은 주장을 했다. 과대망상 수준의 개인 일탈을 두고 여당의 개입 운운하는 것은 코미디”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추미애 대표도 “건전한 여론 형성을 저해하고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반민주적 행태다. 수사당국은 드루킹을 중심으로 한 여론조작 세력의 불순한 동기의 배후를 반드시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파워 블로거로 이름을 알린 뒤 온라인 커뮤니티와 팟캐스트 등에서 활발히 활동해온 친여당 성향의 인사다. 그러나 추 대표, 이재명 전 성남시장 등 일부 여당 성향 인사에 대해서는 비판의 날을 세우는 등 괴이한 행보를 보였다.
김씨가 드루킹 닉네임을 사용한 건 2009년부터다. 그의 닉네임의 기원을 짐작할만한 발언이 2010년 7월 지인에게 보낸 트위터 메시지에서 나왔다. 김씨는 “와우를 안 한 지 십만 년인데 어떤 캐릭터로 하시나요. 저는 사냥꾼과 드루이드. 그러니 드루킹”이라고 말했다. 김씨의 트위터 계정 아이디는 ‘D_Ruking’이다.
그가 닉네임으로 사용한 ‘드루킹’의 기원은 블리자드에서 1994년 개발한 ‘워크래프트’다. 워크래프트 시리즈에 등장하는 드루이드(Druid)는 MMORPG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나이트엘프, 타우렌, 트롤 등이 선택 가능한 직업이다. 워크래프트3에서는 나이트엘프 종족에서 곰 변신, 회복 등의 스킬을 사용 가능한 유닛이다.
이다니엘 기자 dn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