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성주 사드기지에 공사 장비 반입 “대화로 해결 어렵다 판단”

국방부, 성주 사드기지에 공사 장비 반입 “대화로 해결 어렵다 판단”

기사승인 2018-04-23 17:23:45


국방부가 23일 경북 성주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기지 공사를 위한 장비를 반입했다.

이날 오전 11시 30분께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진밭교 일대에서 공사 인력과 자재 등을 실은 덤프트럭 등 차량 22대가 사드기지로 진입했다.

이를 막으려는 주민과 경찰의 충돌로 반대단체, 주민, 경찰 등 20여 명이 다쳐 이 가운데 8명이 병원으로 옮겨졌다.

오전 8시 10분께 경찰과 주민의 충돌이 발생한 지 3시간 20여 분 만이다.

국방부는 이날 배포한 입장자료에서 “현재 시급한 성주 기지 근무 장병들의 생활 여건 개선 공사를 더는 미룰 수 없다는 판단 하에 경찰과 협조, 오늘부터 공사에 필요한 인력, 자재, 장비 수송을 시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가능한 범위 내에서 민주적 절차를 준수하고 투명성을 유지하려고 했으나 더 이상 대화를 통해 원만히 해결하는 게 어렵다고 판단해 불가피하게 공사를 시작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군 당국은 장병생활 기본권 보장을 위해 숙소, 조리시설, 화장실, 오·폐수 처리 설비, 지붕 등 환경 개선 공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현재 사드기지에는 한·미 군 장병 400여 명이 생활하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 12일에도 장비 반입을 시도했지만 사드 반대단체 회원들과 주민들이 거세게 항의 하자 반입을 취소했었다.

공사 차량들은 이날 오전 칠곡휴게소에 집결한 뒤 대기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과 경찰은 지난 22일 오후 6시 40분께부터 16시간가량 진밭교 일대에서 대치했다.

경찰은 3000여 명을 동원해 23일 오전 8시 10분께부터 반대단체와 주민 해산을 시도했다. 

진밭교를 막고 있던 차량 두 대도 포지션 잭(차량 운반용 바퀴)을 이용해 차례로 견인했다.

현장에는 국가 인권위 관계자 4명이 파견돼 상황을 지켜봤다.



국방부는 경찰이 진밭교를 포함한 사드기지 입구 도로를 정리하자 인력과 자재, 장비를 실은 22대의 차량을 사드기지에 반입했다.

상황이 종료되자 소성리 주민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모두 마을로 돌아갔다.

강현욱 소성리 종합상황실 대변인은 “우리는 국방부와 끊임없이 타협하려 노력했지만 계속해서 거절당했다”며 “앞으로 있을 모든 책임은 평화협정을 앞두고 공사를 강행하는 국방부에 있다”고 말했다.

사드철회 평화회의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한미장병들을 위한 복지개선 공사가 아니라 평화협정 전 사드를 못 박기 위한 사드부지 공사라는 게 명확해 졌다”며 “앞으로 3개월의 공사기간 동안 매일 공사 인부 출근 및 공사 자재 출입을 저지하겠다”고 전했다.

성주=김명환 기자 kmh@kukinews.com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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